유럽화학물질청에 'PFAS 규제 유예' 의견서 제출PFAS 제한 조치시 제조 설비·인프라 등 산업 전반에 큰 영향유예기간 13.5년 제시한 EU… 협회 "대체물질 없고 장시간 연구 소요"
  • ▲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를 대표해 유럽연합(EU) 당국에 디스플레이업계에 사용되는 과불화화합물(PFAS) 12종에 대해 충분한 유예기간을 확보해달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24일 밝혔다.

    협회는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와 더불어 산업 생태계를 구성하는 소재·부품·장비 등 후방산업의 의견을 취합해 2개의 의견서로 각각 나눠 유럽화학물질청(ECHA)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ECHA는 화학 물질 관련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설립된 EU의 독립적인 외부 기구다.

    PFAS는 탄소와 불소의 강한 결합으로 이뤄진 물질로, 물과 기름에 쉽게 오염되지 않고 열에 강해 산업계 전반에 걸쳐 사용 중이다. 다만 자연적으로 잘 분해되지 않아 자연계나 체내에 축적될 가능성이 있어 '영원한 화학물질'이라고도 불린다.

    EU는 네덜란드, 독일,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등 5개국이 '고잔류성 기준 초과'를 근거로 제안한 PFAS 전면 사용제한을 검토하기 위해 지난 2월 ECHA의 PFAS 사용 규제 확대 제한보고서를 공개했다. EU는 PFAS 사용 제한옵션 및 예외적 사용지침 등 PFAS 제한조치의 최종안 검토를 위해 이해관계자 의견수렴을 오는 9월 25일까지 진행하고 있다.

    EU는 2024년 이후부터 위해성 평가위(RAC) 및 사회경제성 분석위(SEAC)에서 최종 평가의견을 결정하고, 2025년 유럽연합집행위원회에서 채택한 후 이르면 2026년부터 사용 제한 조치를 적용할 계획이다.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PFAS는 디스플레이 제조과정의 소재 및 부품 등에 사용되고 있으며, EU의 PFAS 제한 조치가 시행된다면 디스플레이 제조 설비 및 인프라 등 디스플레이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협회는 디스플레이 업계의 혼란 방지 및 피해 최소화를 위해 지난달 26일 패널 및 소·부·장 기업을 대상으로 EU의 과불화화합물 규제 동향을 공유하고 대응 방안 수립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후 협회는 공동의견 제출 시 정당성 확보에 유리하다는 EU의 안내에 따라 국가청정생산지원센터 및 산업연구원과 긴밀하게 협력해 디스플레이 업계와 지속적인 회의를 통해 업계 의견을 바탕으로 디스플레이 산업의 의견을 대표하는 의견서를 마련했다.

    EU는 갑작스러운 사용 금지 조치에 따른 사회적 영향을 고려해 18개월간 전환 기간 부여 후 용도에 따라 5년 또는 12년간의 예외적 사용 허용 후 완전 금지하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산업에 사용되는 PFAS 물질은 대체물질이 없거나 대체물질을 탐색하고 상용화 연구에까지 장시간 소요돼 EU가 제시한 13.5년도 불충분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러한 의견을 뒷받침하기 위해 대체재 현황, 물질 개발 등 관련 자료를 의견서에 포함했다. 또 업계는 EU의 PFAS 사용제한 취지에 공감하고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으나. 즉각적인 'non-PFAS' 생태계 구축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애로사항을 의견서에 담았다.

    이동욱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부회장은 "우리 업계는 그간 탄소배출 저감, 유해물질 최소화, 저전력 기술 도입 등 환경 문제에 대응 역량은 충분히 갖췄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non-PFAS' 기술 필요성이 최근에 등장한 만큼 급격한 이행으로 인한 환경‧사회‧경제 등에 발생가능한 부수적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충분한 유예기간 적용 및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EU 등 글로벌 환경규제가 새롭게 신설, 강화되는 만큼 협회는 세계디스플레이생산국협의체(WDICC) 등과 적극 공조해 글로벌 규제 동향을 모니터링 하고 이에 대한 내용을 업계에 잘 전파해 우리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