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이상 연체율 0.98%부동산 PF 엄격 제한… 자산 3.5%에 불과목진원 대표 선제적 전사적 리스크 관리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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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캐피탈의 리스크 관리가 주목받고 있다.

    은행 등 1금융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위험도 대출이 많은 형편이지만 올해 상반기 연체율은 0%대를 기록했다.

    고금리와 부동산 PF 부실로 고전하고 있는 동종업계의 최대 절반 이하 수준이다.

    잘 할 수있는 자동차 부문 등에 집중하면서 리스크가 높은 부동산 PF의 수익성 유혹을 떨쳐내는 이른바 'less more' 전략이 주효하는 모양새다.

    영업통으로 현장과 실물 흐름에 밝은 목진원 대표는 일찌감치 '전사적 대응'을 주문하면서 리스크 관리에 힘을 실었다.

    특히 영업과 마케팅을 줄이는 디마케팅 없이 실적 반등도 함께 이뤄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말 기준 현대캐피탈의 30일 이상 연체율은 0.98%로 전 분기(1.12%)보다 0.14%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영업수익(2조5198억 원)은 전년 동기 대비 13.4%포인트 증가했고, 전체 자산(39조9094억 원)도 지난해 보다 8%포인트 늘었다. 

    최근 급속도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부동산 PF 부실 위험이 커지자 현대캐피탈을 제외한 KB·하나·신한·우리금융 등 국내 주요 캐피탈사의 연체율은 모두 1%를 넘어섰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캡티브 금융사로 자동차 금융에 집중하는 현대캐피탈은 자산규모에서 압도적 1위지만 부동산 PF 규모는 순위밖이다. 1조4000억 원 수준으로 전체 자산의 3.5%에 불과하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전체 상품자산 중 자동차금융 자산의 비중이 80%가 넘는다"며 "안정적인 본업에 충실하면서 자동차금융 중심의 우량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했기 때문에 캐피탈 업계에 불어닥친 부동산 PF 발 위기에 휩쓸리지 않을 수 있었다"고 했다.

    현대캐피탈의 돋보이는 성과는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기인한다. 지난해 8월 현대캐피탈은 전사에 신용위기 1단계를 선포하고 목진원 대표가 직접 주관하는 위기대응협의체인 ‘디커미티(D-Committee)’를 구성했다. 

    목 대표는 해당 협의체에 관리부서뿐만 아니라 각 사업 부서까지 전방위적으로 참여시켜 다양한 논의가 한번에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했다.

    당시 연체율 지표는 1% 미만으로 안정적인 수준이었지만, 물가·금리·주택시세·경기선행지수 등 주요 거시경제와 신용시장 지표가 1차적인 위험 수준을 넘어섰다는 자체 분석에 따른 조치였다.

    2013년 유럽발 재정위기와 2019년 미∙중 무역 전쟁 상황이 당시 시장 흐름과 유사하다는 점을 파악해 내·외부 지표를 기준으로 상황별 시나리오를 만들고 전사적 유동성 확보와 함께 부문별 사업전략에 즉각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대캐피탈은 정교한 AI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활용해 연체율을 관리하고 있다. 활용 가능한 2300여 개 정보 중 변별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400여 개 항목을 선별해 연체 고객에 대한 예측 정확도를 높였다. 일반적인 AI 리스크 관리 모델은 담당자가 별도로 리스크 관리 전략을 수립하는 등 번거로움이 있지만, 현대캐피탈이 개발한 AI 모델은 인간의 분석 메커니즘을 그대로 학습한 'AI 에이전트'가 대량의 데이터를 끊임 없이 학습하고 최적의 리스크 관리 전략까지 한 번에 도출한다. 

    해당 AI 기술은 올해 2월 전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국제인공지능학회에서 국내 금융기관 최초로 '혁신적 인공지능 응용상'을 수상한 바 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현대캐피탈의 AI 모델은 결과값에 대한 근거까지 명확히 도출되는 화이트 박스 모델이어서 세부적인 리스크 요인을 더욱 정교하게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