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비중 84%' 건축부문 호실적…전국 '위브' 완판 랠리원가율·판관비 저감…이익률, 10년새 최고 등 수익성 반등매출채권·재고자산 증가에 현금흐름 둔…재무 개선 '숙제'
  • ▲ '동탄신도시 두산위브'. ⓒ두산건설
    ▲ '동탄신도시 두산위브'. ⓒ두산건설
    두산건설이 상반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가면서 장기화한 침체의 늪에서 벗어날 채비를 하고 있다. 주택부문의 외형 성장과 적극적인 현장 관리로 수익성이 제고되면서다. 연 매출 7배를 웃도는 수주잔고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다만 외형 확장 과정에서 뒤따른 매출채권 등이 재무건전성에 발목을 잡았다. 주택 경기가 여전히 불확실한 만큼 자칫 재무리스크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중장기 성장을 위해서는 지속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29일 반기보고서 분석 결과 두산건설은 연결 기준 매출 7887억원, 영업이익 526억원의 상반기 영업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의 경우 전년동기 5712억원에 비해 38.0% 늘어났으며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60억원에서 102% 뛰었다.

    특히 영업이익률(6.67%)은 상반기 기준 최근 10년새 최대치를 달성했다. 순이익은 전년동기 75억원에서 278% 급증한 287억원을 기록, 상반기 기준 3년 연속 증가하면서 최근 10년새 가장 높은 실적을 시현했다.

    분기 기준으로도 매출은 전년동기 2834억원에 비해 53.0% 증가한 4338억원을 기록하면서 3분기 연속 전년대비 성장세가 지속했고,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동기 157억원에서 30.0% 상승한 205억원을 달성, 4분기 연속 전년대비 증익을 지속했다.

    이 같은 호실적이 지속한 것은 건축부문의 성장세다. 건축부문 매출은 6684억원으로, 전년동기 4412억원에 비해 51.4% 늘었다. 매출 비중도 77.2%에서 84.7%로 7.50%p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 최근 10년새 가장 높은 비중이다.

    게다가 부동산시장 침체에도 두산건설이 선보인 '위브(We've)' 아파트의 경우 전국 모든 프로젝트에서 100% 분양이라는 구체적인 성과도 거뒀다.

    정성훈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주요 손실 현장들이 일단락됐고, 2021년 이후 채산성이 우수한 민간주택 현장에서 착공이 개시되면서 기성 반영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주잔고도 넉넉한 만큼 하반기 매출도 증가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두산건설도 연말까지 1조7000억~1조8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달성, 전년대비 최대 50% 성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상반기 수주잔액은 8조3361억원으로, 지난해 연 매출 1조1905억원에 비해 7배를 웃도는 규모다. 뿐만 아니라 상반기 기준 2021년 6조7150억원, 2022년 7조6125억원(+13.3%)에 이어 2년 연속 증가하면서 최근 10년새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두산건설 측은 "기존 수주 단계에서부터 선별적 수주를 진행한 것이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며 "수익성 좋은 사업장을 확보해 원자재가격 상승이라는 악재에도 실적 방어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 ▲ 동탄 푸른마을 두산위브. ⓒ두산건설
    ▲ 동탄 푸른마을 두산위브. ⓒ두산건설
    실제 상반기 원가율은 87.9%로, 전년동기 89.5%에 비해 1.59%p 개선됐다. 두산건설(1조3168억원, 35위)과 시공능력평가액이 비슷한 규모의 SGC이테크건설(1조3531억원, 34위, 연결)과 동양건설산업(1조3016억원, 36위, 별도)의 상반기 원가율(97.7%, 77.6%)이 각각 전년대비 5.53%p, 5.98%p 악화한 것에 비하면 눈에 띄는 실적이 아닐 수 없다.

    매출원가가 지난해 상반기 5116억원에서 6939억원으로 1년새 35.6% 늘어나면서 업계 전반에 걸친 원자재 쇼크 여파에서는 벗어날 수 없었지만, 외형 성장으로 이를 상쇄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판관비율도 지난해 상반기 5.87%에서 5.34%로 0.53%p 줄였다. 상반기 기준 최근 10년새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SGC이테크건설(2.71%)과 동양건설산업(2.41%)은 각각 0.01%p, 0.38%p 악화했다.

    문제는 눈에 띄는 실적은 개선되고 있지만,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점은 과제로 남았다.

    두산건설의 영업현금흐름은 지난해 상반기 652억원에서 올해 -612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이 유입되지 않고 유출했다는 뜻이다.

    이 기간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이 증가한 것이 현금흐름을 악화한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매출채권은 2739억원으로, 전년동기 2502억원에 비해 9.46% 늘어났고, 같은 기간 재고자산은 64억원에서 116억원으로 80.2% 증가했다. 이로 인해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부채 변동으로 1172억원이 유출됐다.

    지난해 2104억원의 순손실에 이은 현금흐름 둔화로 자본총액은 지난해 상반기 5629억원에서 3702억원으로 34.2% 줄어들었다. 자본총액 감소는 차입금 및 부채 증가와 맞물려 재무건전성 불안으로 이어졌다.

    차입금이 지난해 상반기 231억원에서 올해 856억원으로 270% 급증하면서 부채도 같은 기간 1조3607억원에서 1조4064억원으로 3.35% 증가했다. 이 기간 차입금의존도는 4.10%에서 23.1%로 19.0%p 악화했고, 부채비율은 241%에서 379%로 138%p 높아졌다.

    차입금 및 부채가 늘어나면서 이자 부담도 가중됐다. 이자비용은 지난해 상반기 156억원에서 32.3% 증가한 207억원에 달했다.

    최한승 한국기업평가 실장은 "부동산 경기 불확실성에 분양성과 위축으로 현금흐름이 추가 저하되거나 예정 사업장에 PF 우발채무가 확대되는 등 유동성 대응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는 만큼 관련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두산건설 측은 "지난해 선제 리스크 대응을 위해 손실을 선반영하면서 자산이 감소했다"며 "회사가 보유한 현금 자체는 최근 10년 내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어 재무구조는 안정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