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32Gb DDR5 D램 개발반도체사업 진출 40년만에 D램 용량 '50만배' 확대엔비디아 포함 핵심 고객사 연내 'HBM3' 공급 시작스마트폰 폼펙터 혁신 '폴더블폰' 흥행 등 유럽 판매 호조OLED TV, 출시 1년 만에 日 소니 제치고 단숨 글로벌 2위 안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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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데일리 DB
    반도체부터 세트에 이르는 삼성전자 제품들의 '세대교체'가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차세대 제품들이 잇단 성과를 보이는 등 호재가 이어지면서 상반기 부진을 씻고 실적도 반등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업계 최대 용량인 32Gb DDR5 D램 개발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1983년 64Kb D램을 개발한 삼성전자는 이번 32Gb D램 개발로 40년 만에 D램 용량을 50만배 늘리는 성과를 거둔 셈이다.

    이번 32Gb 제품은 동일 패키지 사이즈에서 아키텍처 개선을 통해 16Gb D램 대비 2배 용량을 구현해 128GB 모듈을 TSV(실리콘 관통 전극) 공정없이 제작 가능하게 된 것이 특징이다. TSV는 칩을 얇게 간 다음 수백 개의 미세한 구멍을 뚫고, 상단 칩과 하단 칩의 구멍을 수직으로 관통하는 전극을 연결한 첨단 패키징 기술이다. 기존 32Gb 이하 용량으로 128GB 모듈 제작 시 TSV 공정 사용이 필수였다.

    삼성전자는 12나노급 32Gb DDR5 D램을 연내 양산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스펙은 양산 시점에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성능 D램으로, 챗GPT를 중심으로 한 생성형 AI 시장이 확대되면서 각광받고 있는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엔비디아의 HBM3 최종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고, 공급계약을 맺은 것으로 전해진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씨티증권)은 리포트를 통해 "삼성이 올 4분기부터 엔비디아에 HBM3를 공급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2024년에는 HBM3의 메인 공급처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2분기에 샘플을 보냈고, 현재 퀄(품질인증) 진행 중"이라며 "퀄은 3분기 말에 완료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도 "최근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AMD로부터 HBM3 최종 품질 승인이 완료된 것으로 추정돼 4분기부터 HBM3 공급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5세대 제품인 HBM3P에 대해서도 올 4분기 엔비디아, AMD에 샘플 공급이 예상돼 경쟁사와의 점유율 격차를 빠르게 축소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글로벌 데이터센터 업체들로도 HBM3 신규 공급이 예상돼 내년 삼성전자 HBM3 고객은 최대 10개사로 올해 대비 2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이미 전년 대비 2배 수준인 10억GB 중반을 넘어서는 고객 수요를 확보했고 하반기 이후 추가 수주에 대비해 생산성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며 "내년 HBM 생산능력은 올해 대비 최소 2배 이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 ▲ 갤럭시Z플립5. ⓒ삼성전자
    ▲ 갤럭시Z플립5. ⓒ삼성전자
    세트 제품에서도 삼성전자의 차세대 기술이 들어간 제품들이 대중화에 안착하고 있는 모습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2019년 최초로 상용화한 폴더블 스마트폰은 매년 완성도가 높아지면서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이같은 인기에 중국 등 후발주자들의 폴더블폰 시장 참여도 빨라지고 있다.

    특히 국내의 경우 전체 스마트폰 중 폴더블 스마트폰 판매량 비중이 지난해 기준 13.6%로, 전 세계에서 폴더블 사용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MX사업부장)은 지난 7월 진행된 '갤럭시 언팩'에서 "여러 시장조사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평균 5년 내로 폴더블폰 판매량이 1억대를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폴더블폰이 특정 계층과 지역에만 수요가 있는 '니치마켓'이었다면 많은 회사들이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갤럭시Z플립5·폴드5 등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 판매량을 지난해보다 늘어난 1000만대 수준으로 내다봤다.

    노 사장은 "지난해 폴더블 신제품을 발표하면서 연간 1000만대 목표를 밝혔고, 근접하게 판매해 목표를 달성했다고 생각한다"며 "올해도 여러 경제상황이나 스마트폰 시장의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Z플립5와 Z폴드5의 초기 반응 등을 감안하면 지난해 대비 글로벌 시장 성장에 준하는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 폴더블폰은 유럽 시장에서도 흥행을 거두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Z플립5·폴드5의 유럽 초기 판매가 신기록을 달성, 유럽에서의 연간 폴더블폰 판매량이 과거 '갤럭시 노트' 시리즈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존재감을 나타내지 못했던 스마트폰 사업도 폴더블 분야에서는 중국 점유율 20%에 달하며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 ▲ 삼성 OLED TV. ⓒ삼성전자
    ▲ 삼성 OLED TV. ⓒ삼성전자
    TV업계에서 17년 연속 1위를 달성 중인 삼성전자는 OLED TV 시장도 진출 1년 만에 2위에 안착하며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전환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OLED TV 시장에서 매출 기준으로 소니를 제치고 2위를 기록했다. 출하량은 소니에 1%p 뒤쳐진 14.7%를 기록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전년 동기 대비 약 5.6배 증가한 반면, 소니는 같은 기간 25.8% 감소했다. 조만간 출하량 기준에서도 삼성전자가 소니를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차세대 제품을 중심으로 괄목할 성과를 거둔 삼성전자는 하반기 실적 반등이 기대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영업이익이 3조7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10조원이 넘었던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부족하지만, 상반기 '반도체 한파'로 영업이익이 1조원대에 머물렀던 것을 감안하면 대폭 개선된 것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연이은 호재로 지난달 말 6만원대에 머물렀던 주가도 7만원대로 회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