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A 잔고 71조1657억원…지난해 말 대비 24% 증가 증시 반등에 RP·MMW·MMF형 등 일제히 증가 하루 맡겨도 이자, 단기 자금 운용 효과에 증시 대기 자금 몰려
  •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이 올 들어 70조원을 돌파하는 등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지난해 수익률이 높은 발행어음형에만 자금이 몰렸다면 올해는 증시 반등과 테마주 열풍에 증시 대기 자금이 늘어나면서 RP(환매조건부채권)형, MMF(머니마켓펀드)형, MMW(머니마켓랩)형도 고루 잔고 증가세가 나타나고 있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CMA 잔고는 71조1657억원으로 지난해 말(57억5036억원) 대비 24% 증가했다.

    CMA는 증권사가 투자자 예탁금을 국공채, 어음 등 단기금융상품에 매일 투자해 수익을 내는 상품이다. 수시입출금이 가능하고 하루만 넣어도 이자를 받을 수 있어 증권사의 '파킹통장'으로 불린다.

    CMA 잔고는 지난달 29일 71억6429억원으로 집계 이래 최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유형별로 발행어음형을 비롯해 RP형, MMF형, MMW형의 잔고가 모두 증가했다. 

    채권에 투자해 운용하는 PR형은 같은 기간 17% 증가한 27억5573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CP, CD, 콜 등 단기금융상품에 집중투자하는 MMF형이 13% 증가한 2조7002억원, 우량 금융 기관의 예금, 콜론, 예수금에 운용하는 MMW형이 27% 증가한 24조5955억원으로 집계됐다. 

    발행어음형은 35% 늘어난 16조3127억원을 기록했다.

    발행어음형 CMA는 증권사가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주식, 채권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한 뒤 수익을 내고 고객에게 이자를 지급하는 상품이다. 금리는 연 3.4~3.6% 수준으로 타 유형 대비 높은 편이다. 

    지난해 CMA는 증시 침체 속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은행, 저축은행과의 수신금리 경쟁에서 뒤처져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가장 대중적인 RP형의 경우 지난 한 해(2021년 말~2022년 말) 동안 30% 이상 잔고가 줄어들기도 했다. 

    다만 이 와중에도 발행어음형은 타 유형 대비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며 유일하게 잔고 증가세를 보인 바 있다. 

    CMA 잔고가 올 들어 고루 증가세를 보인 이유는 주식 투자 열풍이 되살아나면서 증시 대기성 자금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5월 22일 이후 50조원대를 꾸준히 상회하고 있다. 

    돈을 잠깐 맡겨 놓기만 해도 이자를 받을 수 있고 필요할 때 즉시 투자에 활용할 수 있어 해당 상품을 찾는 투자자들이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두산로보틱스, 신성에스티 등 대어급 IPO를 앞두고 청약 증거금 등을 단기 운용하기 위한 용처로도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증시가 주춤하면서 은행과 금리 경쟁을 벌이는 등 이자 지급 성격으로만 관심을 끌었다면, 올해는 증시가 다시 살아나면서 CMA가 주식투자 대기자금을 맡기는 용도로도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