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제주항공‧진에어 등 국내 항공주 8월 들어 급락세국제 유가 연일 고공행진…유류비 상승 및 수익성 악화 우려여행 소비심리지수 및 수요 견조…하반기 양호한 실적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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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항공주 주가가 연일 휘청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정책으로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항공사들의 부담이 가중된 데 따른 영향이다.

    증권사들은 다만 3분기 여행 수요가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하는 등 경기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여행 소비심리지수 및 수요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점을 이유로 들며 여전히 투자 매력이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주요 항공·물류주 10개로 구성된 KRX 운송 지수는 전일 기준 861.49포인트를 기록, 지난달 초(909.35) 대비 5.6% 하락했다. 

    실제 대한항공(-9.26%), 아시아나항공(-3.83%), 제주항공(-9.65%), 진에어(-16.39%) 등 주요 항공사들의 주가는 8월 들어 일제히 내렸다. 이들은 연중 고점 대비 두 자릿수 이상 하락한 주가를 유지하고 있다.

    항공주 주가가 본격적인 약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 7월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주요 산유국이 감산에 나서면서부터다.

    항공 유류비는 항공사 영업비용의 다수를 차지한다. 이에 따라 유가가 오를수록 유류비가 매출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다. 통상 국내 항공사의 매출액 대비 유류비 비중은 25~30% 수준으로, 고유가는 항공업계의 최대 악재로 꼽힌다.

    실제 지난 8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일보다 0.64달러(0.74%) 상승한 배럴당 87.51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물 브렌트유도 0.73달러(0.8%) 오른 배럴당 90.65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최고치이자,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내유가도 9주 연속 오름세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9월 첫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전주 대비 5.0원 오른 리터당 1750.0원을 기록했다. 경유는 같은 기간 10.6원 오른 1640.6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폭발적인 여행수요가 몰리면서 고유가를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경기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여행 소비심리지수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특히 추석부터 이어지는 황금연휴와 중국 단체관광객 유입에 따른 국제 여객 수요의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항공사들의 주가는 피크아웃과 유가 상승에 따른 우려로 오히려 연초 대비 하락해 투자 기회로 추천한다"라며 "여전히 충족되지 못한 대기수요가 더 많기 때문에 유가 상승 부담을 운임에 전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중요한 것은 공급이 부족하고 가격이 비싸 해외여행을 미루고 있는 잠재 수요"라며 "8월 여행 소비심리지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항공주 투자심리는 유가와 환율에 민감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는 모멘텀이 없을 때 단기적인 흐름에 국한된다"라며 "주가를 더 잘 설명하는 것은 결국 수요였다는 점에서 지금의 조정은 반대로 기회"라고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3분기 항공사들의 영업실적도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계절적 성수기로 돌입한 가운데 여객 수송 실적은 한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3분기 계절적 성수기에 접어들며 높은 국제선 여객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라며 "국내 항공사들의 제한적인 여객기 공급과 국제선 수요 호조로 하반기에도 양호한 영업실적이 예상된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 당국이 6년 5개월 만에 단체관광을 허용했고, 9월 말부턴 중국 국경절이 시작된다"라며 "한국 또한 추석 연휴를 앞두고 9월 말~10월 초 국제선 예약률이 8~90% 수준에 달하는 등 한동안 높은 수준의 국제선 수요가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