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론 일반형, 이달 공급 중단…우대형은 운영 지속50년 만기 주담대, DSR 산정 만기 '40년 제한' 방침가계대출 관리 필요성 대두…부동산시장 '악재' 우려
  • ▲ 서울 아파트 전경. ⓒ뉴데일리DB
    ▲ 서울 아파트 전경. ⓒ뉴데일리DB
    최근 가계대출 잔액이 큰 폭으로 늘어난 원인으로 주택담보대출이 지목된 가운데 1월 정부가 출시한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상품이 이달 중 공급 중단될 예정이다.

    또한 50년 만기 주담대 역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만기를 최대 40년으로 제한해 사실상 퇴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실수요자들의 자금조달 어려움으로 하반기 부동산시장이 다시 침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1월 출시한 주담대 정책금융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은 이달 하순부터 일반형 공급이 전면 중단된다. 다만 우대형의 경우 올해 공급 한도를 초과하더라도 운영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애초 정부는 기존 보금자리론에 안심전환대출, 적격대출 등 정책 모기지를 통합한 특례보금자리론을 내놓으면서 1년간 한시적으로 운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공급목표액은 39조6000억원이었다.

    특례론은 출시된 지 7일 만에 10조원을 돌파하는 등 큰 관심을 받았다. 8일 기준 해당 상품 신청은 37조6000억원에 달해 공급목표 94.9%를 기록했다.

    일반형의 경우 9억원 이하 주택을 구입할 때 DSR 제한 없이 최대 5억원을 빌릴 수 있고, 연 4%대로 금리가 고정돼 자금조달이 상대적으로 쉬웠기 때문이다. 우대형은 주택가격 6억원 이하·부부합산소득 1억원 이하인 대출자를 대상으로 한 상품으로, 일반형보다 금리가 0.1%p 낮다.

    하지만 정부는 해당 상품이 가계부채를 키웠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자 부담을 덜고 내 집 마련이 가능하도록 만들겠다는 도입 취지가 무색해진 것이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75조원으로, 7월 말보다 6조9307억원 늘어났다. 주담대는 7조185억원 증가했다.

    이는 7월 증가분인 5조9349억원보다 더 큰 수치다. 주담대 증가폭은 2020년 2월 7조8000억원 증가 이후 3년 6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담대 중에서도 특히 가계대출 급증의 원흉으로 지목된 것은 50년 만기 상품이다.

    정부는 7~8월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출시한 해당 상품이 DSR 우회수단으로 악용된 측면이 있다고 판단했다. 금융위원회에 의하면 50년 상환이 사실상 어려운 40대 이상 차주가 70%에 달했고 무주택자보다 유주택자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부는 50년 만기 주담대 취급시 DSR 산정 만기를 최대 40년으로 제한할 방침이다. 결국 정부가 기존의 입장을 바꿔 특례론 일부 중단과 50년 만기 주담대 퇴출을 밝힌 건 가계대출 관리 필요성을 실감한 결과로 보인다.

    실제 한은은 전날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금융 불균형의 누증은 부동산을 중심으로 진행돼 자원 배분의 효율성 저하, 부동산 경기에 대한 경제 취약성 등 부작용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가계부채는 주요국과 달리 디레버리징(차입 축소·상환) 없이 지속해서 늘어 거시경제와 금융안정을 저해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 ▲ 서울 아파트 전경. ⓒ뉴데일리DB
    ▲ 서울 아파트 전경. ⓒ뉴데일리DB
    다만 부동산시장이 반등 분위기에 있었던 탓에 이 같은 조치가 하반기 동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하락세를 이어가던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7월 들어 약 18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진 가운데 지난달에는 지방 아파트값도 약 15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을 보면 아파트 거래량도 증가세에 있다.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월평균 1000건을 넘지 못하던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올해 1월 1412건을 기록했다. 이후 △2월 2452건 △3월 2984건 △4월 3186건 △5월 3428건 △6월 3847건 △7월 3596건으로 집계됐다.

    지방 거래량도 평균적으로 증가세다. 부동산원 집계를 보면 강원과 대구는 올 2월부터 아파트 거래량이 1000건을 돌파하고 있다. 대전은 1~2월 각각 517건, 928건을 기록했지만 3월 1143건을 기록한 이후 1000건대를 상회하고 있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그간 정부 차원에서 대출을 확대한 측면이 없지 않아 있었다"며 "가계대출 규모가 자꾸 확장되고 있기 때문에 대출 수혜자의 범위를 좁힌다든가 하는 관리나 제한하는 것도 정부의 역할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정렬 교수는 하반기 시장 분위기와 상관관계는 약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서 교수는 "결국 가계부채 총량에 대한 규제로 봐야 한다"며 "수요와 가계대출의 총량은 다를 수 있고 지금 얘기가 나오고 있는 공급대책과도 별개의 트랙으로 봐야 하기 때문에 집값에 영향을 준다든가 하는 연관성은 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반해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부동산을 구매할 때 거래금액이 워낙 크기 때문에 대출 없이 전액 현금으로 거래를 하기란 쉽지 않다"며 "이 때문에 수요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고 그렇게 되면 부동산 가격 안정화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특례론 일반형 대상이 9억원 이하 주택인 탓에 서울의 경우 상대적으로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서진형 대표는 "신축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있고 해당 가격대의 아파트가 서울에는 상대적으로 적긴 하지만 수요가 감소하게 된다면 시장에 부정적일 수 있고 부동산 연착륙에 악영향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