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안내견학교 30주년 기념식 참석축하공연 및 '분양식·은퇴식' 보며 박수 보내 시각장애인-안내견 '행복한 동행' 지원 이어가
  • ▲ 19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경기도 용인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서 열린 안내견 사업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안내견, 파트너들과 촬영한 기념사진. ⓒ이성진 기자
    ▲ 19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경기도 용인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서 열린 안내견 사업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안내견, 파트너들과 촬영한 기념사진. ⓒ이성진 기자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이 시작한 삼성의 안내견 사업이 30주년을 맞은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기념식 행사에 방문하며 선대의 '사회공헌' 철학 행보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이 회장은 19일 경기도 용인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서 열린 안내견 사업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이 회장이 안내견학교를 공식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1993년 설립됐다. 단일 기업이 운영하는 세계 최초이자 유일의 안내견학교다.

    설립 당시에는 기업이 안내견학교를 운영하는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국내외에서 우려가 컸고, 세계안내견협회(IGDF) 역시 기업이 운영하는 안내견학교에 관한 정관 규정이 따로 없었다.

    삼성의 안내견 사업에 대한 진정성을 확신한 세계안내견협회는 정관을 변경해 1999년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를 공식 안내견 양성기관으로 인증하고 협회 정회원으로 받아들였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유럽과 미국의 안내견 훈련법을 벤치마킹해 체계화했으며, 이제는 일본과 대만 등지에서 훈련법을 배우기 위해 찾아오는 선진 안내견학교 대열에 올랐다. 2000년대 유럽과 미국의 선진 안내견학교를 찾아 '클리커훈련법' 등을 배우고 안내견 훈련 프로그램을 체계화했다. 클리커훈련법은 딸깍(클릭) 소리를 내는 훈련 도구와, 간식·칭찬 등 보상을 이용해 점차 딸깍 소리만으로 안내견이 훈련사의 지시를 따르도록 훈련하는 방식이다.

    2008년 대만 핑둥과학기술대학을 시작으로 일본 간사이맹도견협회, 홍콩맹도견협회 등에서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를 잇따라 방문해 안내견 양성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이날 안내견과 함께 하고 있는 시각장애인 파트너 4명이 펼친 축하 공연을 보고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공연은 삼성 안내견과 함께하고 있는 시각장애인 파트너 4명이 선보였다. 지난 2개월간 꾸준히 연습해 실력을 갈고 닦은 파트너 앙상블은 용기와 희망을 주는 팝송 'You Raise me up' 등 2곡을 연주했다. 이후 안내견, 파트너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30년 동안 흔들리지 않고 안내견 사업을 지속해 온 삼성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행사도 진행됐다.

    행사에 참석한 윌리엄 손튼 세계안내견협회(IGDF) 회장은 삼성의 30년에 걸친 노력을 평가하는 감사패를 전달했다. 손튼 회장은 "삼성은 지난 30년간 진정성 있는 노력으로 안내견을 훈련시켜왔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가 세계적인 기관으로 성장한 것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내에 보조견이 생소하던 30년 전 안내견학교를 세우고 장애인 보조견 양성을 위해 헌신해 온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 깊이 감사한다"며 "정부도 안내견의 교육훈련을 지원하고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했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은 "안내견은 한 나라의 장애인 복지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결정체"라며 "삼성의 시각장애인 안내견 무상지원 사업은 안내견에 대한 인식이 전무했던 국내 현실을 뒤바꾸는 위대한 첫 발을 내딛은 것으로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의 모범 중 모범"이라고 전했다.

    홍원학 삼성화재 사장은 "자원봉사자와 정부, 지자체 등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의 관심과 진심 어린 노력으로 안내견학교가 30주년을 맞았다"며 "삼성화재는 지난 30년간 동행을 이어왔던 것처럼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해 앞으로도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내견은 생후 훈련기간 약 2년과 활동기간 7~8년, 은퇴 뒤 노후 돌봄 등 10년이 넘는 기간에 걸쳐 사람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지난 30년 동안 삼성과 시각장애인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자원봉사자, 정부와 국회, 지자체 등 각계 각층의 사람과 기관들이 안내견 사업에 동참해 함께 '바람직한 변화'를 만들어 왔다.

    안내견 자원봉사는 생후 약 2개월 된 강아지를 일반 가정에서 1년간 기르며 사회화 훈련까지 하는 퍼피워킹, 안내견학교 견사 관리를 돕는 자원봉사, 은퇴 안내견의 노후를 돌보는 은퇴견 입양 봉사, 번식견을 돌보며 우수한 안내견의 지속 탄생에 기여하는 번식견 입양 봉사 등이 있다. 현재까지 퍼피워킹과 은퇴견·번식견 봉사 가정은 누적 2000여가구, 견사 자원봉사자 역시 누계로 300여명에 달한다.

    보건복지부 등 정부와 국회는 안내견을 동반한 장애인이 택시나 버스, 식당, 호텔 등 대중교통·공공장소에 탑승·출입하는 것을 정당한 이유없이 거부할 경우 처벌받도록 법률을 개정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시각장애인과 동반 입·출국하는 안내견에 대해 광견병 항체 검사의 예외 규정을 적용해 검역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제도적 지원을 해왔다.

    경기도, 대전광역시, 충청남도, 서울특별시(동작구, 양천구, 성동구 등), 대구광역시(달성군), 인천광역시, 부천시 등 지자체도 장애인 보조견의 훈련·보급과 보조견의 각종 시설 출입 편의를 지원하는 규정을 잇따라 신설했다.

    대중매체 역시 드라마와 다큐멘터리, 예능, 기획기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언론 보도를 통해 안내견과 시각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후천성 시각장애인이 안내견 '토람'이와 만나 삶의 희망을 회복하는 내용을 담은 민영방송 SBS 2부작 드라마 '내 사랑 토람이(2005년 1월 방영)', 시각장애인과 안내견 '갈채'의 동행을 그린 공영방송 KBS1 단편 드라마 '갈채(올해 4월 방영)'가 대표 사례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새로운 30년을 향해 다시 또 한 걸음을 내딛는 '안내견 분양식과 은퇴식'도 진행됐다. 퍼피워커의 손을 떠나 안내견으로서의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강아지와, 7~8년 간의 안내견 활동을 마치고 반려견으로 삶의 2막을 시작하는 은퇴견, 그리고 이들과 함께 했고 함께 할 사람들의 만남을 축하하고 이별을 위로하는 행사다.

    퍼피워커 자원봉사자들은 자신들이 키운 강아지가 안내견으로 성장해 자신들을 떠나 시각장애인 파트너와의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을 지켜보며 아쉬움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날 퍼피워커를 떠난 안내견 8두는 앞으로 함께 걸으며 살아갈 시각장애인 파트너 8명과 새 출발을 했고, 안내견으로서의 삶 1막을 끝낸 은퇴견 3두는 노후를 함께 할 입양가족과 함께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박태진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교장은 "이 선대회장의 혜안과 신념, 그리고 모든 이들의 사랑과 헌신이 삼성 안내견 사업을 가능하게 했다"며 "이같은 아름다운 동행을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안내견학교 시설과 훈련·교육 프로그램의 개선, 사회적 인식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 새로운 30년 동안 시각장애인과 안내견이 더욱 행복한 동행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견사를 기존의 2배 크기로 확장하면서 안내견의 번식과 생활을 위한 공간을 더욱 안락하게 꾸미는 공사를 올해 진행했다. 또 시각장애인 파트너를 위한 교육 워크숍 횟수를 늘리고 장애인을 배려한 청각 교육자료 비중을 확대하는 등 교육의 양과 질 개선도 지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