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올해 1번 더 올리고 내년 2번 내릴 듯"더 매파적" 시장 평가에 美 증시 하락…국채금리 상승 국내증시,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 부각에 부담
  • ▲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뉴시스
    ▲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다만 올해 한차례 더 금리를 올릴 것을 시사하고, 내년 기준금리 전망치를 상향하며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을 부각시켰다. 이번 결과가 매파적이란 시장의 평가 속 국내증시도 당분간 부담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연준은 20일(현지시각) FOMC 정례회의 이후 성명을 내고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5.25∼5.50% 범위에서 동결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부터 10회 연속 공격적인 금리 인상 행보를 밟아온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은 지난 6월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올해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파월 의장은 FOMC 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정책을 판단하는 데 있어 많은 불확실성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필요하다면 인상을 다시 한 번 추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을 향후 2%까지 낮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이를 위해  통화 정책의 누적 효과와 정책과 효과 간의 시차, 경제 및 금융시장 상황을 반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연준이 공개한 점도표(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도표)를 통해서도 연말 기준금리는 현재보다 0.25%포인트 높은 5.6%로 예상됐다. 

    그는 여전히 높은 물가에 대해 지적하며 "구매력 저하 및 식료품, 주택, 교통비 상승으로 취약 계층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물가 리스크를 주시하고 있고 인플레이션을 2% 목표치로 낮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또한 고금리 장기화를 전망했다. 강력한 경제성장, 식지 않는 고용시장 등을 이유로 꼽았다. 

    내년 말 기준금리 예상치를 4.6%에서 5.1%로 높였다. 앞서 내년 4번의 금리 인하가 예상됐다면 2번 인하로 폭이 줄어든 셈이다. 

    2025년도 3.4%에서 3.9%로 올렸고 이번에 공개한 2026년 말 전망치로는 2.9%를 제시했다.

    연준은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지난 6월 1.0%에서 2.1%로 2배 이상 상향조정했다. 내년 성장률은 1.1%에서 1.5%로 올렸다. 

    이번 회의 결과에 대해 더 매파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간밤 뉴욕증시는 하락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6.85포인트(0.22%) 내린 3만4440.88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41.75포인트(0.94%) 하락한 4402.2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09.06포인트(1.53%) 떨어진 1만3469.13에 마감했다. 

    알렉산드라 윌슨 엘리존도 골드만삭스 자산전략담당 부대표는 "이번 발표는 예상보다 더 매파적이었다"며 "최근 에너지 가격 상승과 소비와 경제 활동 지표의 회복세 등이 내년 금리 중간값을 더 높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국채금리는 올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5.19%까지 오르며 2006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10년물 금리도 4.39%선까지 올라 2007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국내증시도 당분간 부담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가 FOMC 이후 파월 의장의 발언 등을 통해 연준은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점, 높은 금리 장기화 가능성 등을 부각하며 하락한 점은 한국 증시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국 증시는 0.5% 내외 하락 출발 후 외국인 수급에 따라 변화가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경기에 대한 자신감이 있어 낙폭이 확대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FOMC 회의에 대한 총평은 금융시장 예상보다 매파적이었다"며 "추가 금리인상 불확실성보다 금리동결 기간 장기화 우려가 커졌다"고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그동안 상승 추세가 지속되던 국채 금리는 다소 숨 고르기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며 "미 연준의 매파적 기조가 약화되지 않았지만 금리인상 사이클의 막바지 국면 진입 혹은 금리인상 사이클 종료 기대감으로 국채 금리의 추가 상승 동력은 약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달러화 역시 강세 국면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미 연준의 매파적 기조와 양호한 성장 흐름이 여타 주요국과의 통화정책 및 경기 차별화 현상을 유지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