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중한 PF규모에 주요 재무건전성 지표 악화로 우려 확산자체사업 준공 및 외형 확대…상반기 영업실적 큰폭 개선지주사 분할과정서 자본 '반토막'…차입규모 분할전 수준1900억원 자금조달에 그룹지원…약 4000억이상 '현금보유'
  • ▲ 서울 영등포구 소재 태영건설 여의도 사옥. ⓒ태영건설
    ▲ 서울 영등포구 소재 태영건설 여의도 사옥. ⓒ태영건설
    태영건설이 또다시 부도설에 휩싸였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무보증 규모가 작지 않은 데다 주요 재무건전성 지표도 모두 악화한 까닭에서다. 

    그럼에도 최근 들어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회복 가능성이 엿보이고 있긴 하다. 여기에 올초부터 PF보증 없는 사업위주로 신규수주를 따내고 있는 만큼 현금흐름도 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태영건설은 "확인되지 않은 루머 유포, 악성기사 생성으로 회사경영을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 금융감독원 합동 루머단속반에 신고를 접수하는 등 엄정하게 대처해 나갈 방침"이라고 경고했다.

    태영건설 측은 "구체적으로 최근 한 일간지에 게재된 금융당국에 구조요청을 한 건설사나 당사의 유동성 위기와 관련된 보도 내용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못 박았다. 소문들이 사실에 근거하지 않을 뿐더러 도를 넘어선 악의 적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시장에서 회자되고 있는 자금유동성에 대해서도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시장염려와 달리 PF우발채무 감축이 진행중이고 전사적으로 자금조달에 힘쓰고 있는 만큼 대응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태영건설은 원활한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리스크를 줄여가고 있다.

    반기보고서 분석결과 태영건설은 연결기준 매출 1조6430억원, 영업이익 770억원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1조2000억원에 비해 36.9% 늘어나면서 2년연속 개선세를 이어갔으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208억원에서 269% 뛰었다. 

    분기기준으로도 2분기 매출액(9187억원)은 2021년 4분기 1조1227억원이후 최대치를 달성했다. 전년동기 6171억원에 비해서는 48.8% 늘어나면서 2분기연속 전년대비 성장세를 이어갔다.

    2분기 영업이익은 577억원으로 전년동기 -74억원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전분기 193억원에 비해서도 198% 급증했다. 1분기(193억원)에 주춤했지만 앞서 2022년 1분기부터 3분기연속 전년대비 감익추이에서 벗어났다.

    매출원가 상승에도 외형성장은 지속됐다.

    상반기 매출원가는 1조4801억원으로 전년동기 1조946억원에 비해 35.2% 높아졌지만 같은기간 매출액 성장폭이 더 크게 나타나면서 원가율은 91.2%에서 90.0%로 소폭 개선됐다. 원가율이 전년대비 개선된 것은 상반기 기준 2018년(80.9%, -2.63%p)이후 5년만이다.

    외형성장은 도급사업 매출인식 확대와 일부 자체개발사업 준공이 맞물리면서다. 상반기 기준 도급공사에서 인식한 매출은 모두 1조1270억원으로 전년동기 8402억원에 비해 34.1% 증가했다.

    여기에 상반기 인식한 분양수익은 모두 4879억원으로 전년동기 3262억원에 49.5% 늘어나면서 매출증가를 견인했다.

    판관비 역시 전년동기 844억원에서 857억원으로 1.48% 늘어났지만 외형성장세가 이를 만회했다. 상반기 판관비율은 5.21%로 전년동기 7.04%에 비해 1.83%p 개선되면서 최근 10년새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원가율과 판관비율이 개선되면서 영업이익률도 1.73%에서 4.69%로 높아졌다. 특히 원가율과 마찬가지로 상반기 기준 2018년(13.8%, +4.48%p)이후 5년만에 영업이익률이 개선됐다.
  • ▲ 전주 에코시티. ⓒ태영건설
    ▲ 전주 에코시티. ⓒ태영건설
    다만 시장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재무상황은 가볍지 않다.

    당장은 1년새 차입규모가 1조2010억원에서 2조1662억원으로 80.3% 늘어나면서 최근 10년새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갔다. 자본총액이 20.4% 늘어났지만 차입금 증가폭이 큰 탓에 차입금의존도는 171%에서 256%로 뛰었다. 상반기 기준 최근 10년새 가장 높은 수준이다.

    차입금 증가로 부채규모와 이자비용도 불어났다. 부채는 전년동기 3조1383억원에서 3조8937억원으로 24.0% 늘어났고 이자비용은 같은기간 272억원에서 776억원으로 3배이상 뛰었다. 이자규모는 상반기 기준 최근 10년새 가장 큰 비용이다.

    다만 주요 재무건전성 지표를 단순비교해서는 안 된다는 분석이다.

    앞서 태영건설은 2020년 9월 인적분할을 통해 ㈜티와이홀딩스를 설립하고 방송·레저·수처리사업부문 등을 이관했다. 이 과정에서 부채는 대부분 남았지만 자본총액은 절반이상 줄었다.

    실제 분할직전인 2020년 상반기 부채규모는 3조8321억원에서 2021년 상반기 3조1947억원으로 16.6% 줄어든 반면 자본총액은 같은기간 1조6348억원에서 6832억원으로 58.2% 반토막났다.

    이 같은 관점에서 올 상반기 차입금 및 부채규모를 분할전 자본총액에 대비해 보면 차입금의존도는 132%, 부채비율은 238%로 여전히 과중한 상태지만 업계에서 회자하고 있는 '부도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PF우발채무 규모가 4조4343억원에 달하는 점 역시 시장에서 리스크로 지목된다.

    이와 관련 태영건설은 실제 착공사업장이 90%이상 분양률을 확보해 사업성이 양호한 현장인 만큼 미분양에 대한 부담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 일부사업 시행지분을 매각하거나 미착공사업장 본격 추진을 가속하면서 자금유동성을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유동성 확보를 위해 보유부동산 자산을 담보로 금융기관으로부터 1900억원을 조달한 바 있고 그룹차원 지원까지 더해 현금 4000억원이상을 보유중이라는 게 태영건설 측 입장이다.

    박영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태영건설 경우 개발사업 비중을 확대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PF보증 노출이 증가했다. 대여금과 순차입금이 증가하고 있어 현금 유동성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다"면서도 "PF 관련 익스포저가 많기는 하지만 유동화증권에 대한 보강은 적은 편이어서 '유동성 리스크'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태영건설은 PF보증이 수반되지 않는 사업 중심으로 수주고를 올리면서 성장성에도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상반기 기준 계약잔액은 모두 6조970억원으로 2019년이후 4년연속 증가했다. 지난해 연매출 2조6050억원에 비해서는 2배를 웃도는 규모다.

    이어 7월에는 '남양주 왕숙 국도 47호선 이설공사'에 컨소시엄으로 참여해 수주를 달성했다. 총공사비는 1조503억원으로 태영건설은 2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 전주 바이오 그린에너지와 연료전지발전소 건설공사 계약을 맺는 등 지속해서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까지 집계된 올해 신규수주액은 지난달 수주한 옥정포천(태영건설 분 1600억원)을 포함해 약 2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공공부문 1조5000억원으로 절반이 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6조3000억원 규모 백현 마이스 도시개발사업 등 PF보증이 없는 수주도 늘려가고 있다.

    태영건설 측은 "재무안정성에 초점을 두고 리스크가 적은 우량사업장에서 신규수주를 따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공공공사 위주 PF보증이 없는 사업중심 수주를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PF보증이 수반되지 않는 사업중심으로 수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복적으로 사실이 아닌 악성루머가 확산하고 있다"며 "이를 좌시하지 않고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