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대금‧예탁금 등 내림세…증시 주도 테마주 하락 영향고금리 여진 지속…금리 민감도 높은 성장주 타격 클 전망코스피 내 가치주 시총 비중 회복세…우위 환경 지속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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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차전지 및 초전도체 관련 테마주 열풍이 이어지던 국내 주식시장의 온기가 한풀 사그라지면서 향후 시장의 무게중심이 가치주로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시장의 예상보다 매파적이었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여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 증시를 주도했던 성장주보단 당분간 금리 민감도가 낮은 가치주가 주목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2일 국내 증시 거래대금은 전 거래일 대비 2조484억원 줄어든 15조3169억원을 기록했다. 증시 거래대금이 15조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6월 5일(15조5389억원) 이후 처음이다. 

    이는 또한 올해 1월 25일(14조3703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달 일평균 거래대금이 22조9000억원을 웃돈 것을 고려하면 유동성이 많이 감소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투자자예탁금의 내림세도 뚜렷하다. 22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48조304억원을 기록, 지난 3월 23일(47조4308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테마주 열풍으로 '빚투(빚내서 투자)'가 급증하며 늘어났던 신용거래융자 규모도 주춤하는 모습이다. 지난 7월 증가세가 잠시 주춤했던 신용거래융자는 8월 이후 20조원 초반대를 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줄어든 이유는 2차전지주 등 국내 증시를 주도하던 종목들이 실적 대비 높은 주가에 대한 우려 등을 이유로 조정이 이뤄진 영향이 크다.

    아울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 21일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연내 추가 인상 여지를 열어둔 점도 악재로 꼽힌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증시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금리가 다시 주가의 지배적인 변수로 부상한 만큼 금리 민감도가 높은 성장주보단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 가치주에 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가 예상되는 만큼 시장의 무게중심이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이동할 것이란 분석이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다시 주가에 지배적인 변수로 부상하면서 가치주에 대한 관심도 나타나고 있다"라며 "지난 6월 30% 선까지 떨어졌던 코스피 내 가치주의 시가총액 비중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 또한 '현재와 같은 시점에서 전략적으로 가장 흥미로운 모습을 보이는 것은 가치주 계열"이라며 "통상 가치주는 경기 혹은 기업실적과 연동하기 때문에 이들이 반등할 경우 저평가된 주식들의 밸류에이션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 연구원은 이어 "지금 가치주는 그 자체로도 저평가된 것은 물론 여타의 스타일 전략과 비교했을 때도 저평가된 정도가 크다"라며 "향후 경기와 주식시장이 단기 조정, 중장기 상승을 보일 때 가치주도 유사한 흐름을 보일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수급 변화도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관과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수는 5월 정점 이후 감소하고 정체됐으나, 자동차, 철강, 기계, 금융, 통신과 같은 가치주로는 수급이 유입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 연구원은 "금리 전망이 상향됐던 6월 FOMC 이후 20거래일 수익률 상위 업종에는 가치주 성격의 업종들이 자리 잡았다"라며 "당분간 가치주 우위의 환경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 또한 "최근 시장의 가장 독특한 변화는 오랜만에 가치주와 배당주가 상대적으로 반등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상반기와 다른 환경이 펼쳐지면서 시장의 색깔 변화는 더욱 확연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