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상급종합병원 22곳서 간호사 최종면접 '7월 또는 10월' 협의내년부터 적용… '입사 예정월' 고지 등 가이드라인 설정의료현장선 부작용 우려… 과열경쟁 탓에 이직률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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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웨이팅게일' 문제를 풀기 위해 간호사 동시면접제 시행을 확대하기로 했다. 웨이팅게일은 웨이팅(waiting)과 '나이팅게일'의 합성어로 발령대기 상태에 놓인 간호사를 의미한다. 

    통상 대형병원은 간호사 퇴직이 빈번한 상황을 고려해 정원의 2~3배를 모집한다. 빈자리가 나기 전까지 나머지 인력은 최장 1년 이상 백수로 지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이 과정에서 중소병원은 간호인력 수급이 어려운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그간 간호계는 긴 대기기간에 대한 불안감, 채용 후 임상 부적응 문제 등을 호소해왔다. 동시에 병원들은 다른 병원의 긴급 발령에 따라 근무 중인 간호사의 긴급 사직으로 발생하는 인력 공백 및 수급난의 어려움을 제기했다

    보건복지부는 신규간호사를 수개월에 걸쳐 순차적으로 발령하는 웨이팅게일 개선을 위해 대한병원협회, 대한간호협회 등과 공동 노력에 착수했고 동시면접제를 확대한다고 5일 밝혔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22개소는 2024년도부터 신규간호사 대상 동기간 채용 면접제를 자율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이들 기관에 근무하는 간호사는 약 4만명으로 전체 의료기관 활동간호사의 16%를 차지한다. 

    2024년도 채용(2025년도 임용)부터 수도권에 소재한 상급종합병원 22곳은 신규간호사 최종면접을 7월 또는 10월 중 특정 기간에 실시하기로 협의했다. 구체적인 시기는 매년 초에 병원 간에 일정을 조율하는 방식이다. 

    이는 지난 2019년부터 빅5병원이 의료인력 수급문제 개선을 위한 자율 협약을 근거로 '동기간 면접제'를 자율적으로 실시해오던 것을 확대하는 것이다.

    복지부는 "2026년 채용까지 3년간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그 효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지속 및 확대 여부를 다시 논의할 계획"이라며 "중복합격 감소로 간호사들의 연쇄 이동도 감소하여 중소병원의 긴급한 인력 공백도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동시면접제가 확대되면 '합격 후 대기' 문제가 풀려 중소병원도 간호인력 확보가 수월해진다는 셈범이다. 

    여기에 더해 간호사 신규채용 시 ▲대기 순번과 입사 예정월 고지 ▲필요인력의 정확한 추계와 정기적 발령을 권고하는 가이드라인도 만들어졌다. 전국 500병상 이상 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을 대상으로 내년부터 시행된다. 

    윤동섭 대한병원협회장은 "대형병원의 신규간호사 중복 합격과 임용포기 인원을 최소화해 중소병원의 간호인력난 해소에 병원들이 자율적으로 동참한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김영경 대한간호협회장은 "이번 신규간호사 채용 가이드라인과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의 동기간 면접 확대가 대기간호사 행태의 근절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형운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간호사의 불안감 해소뿐 아니라 간호사 인력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고 수급난을 개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동시면접제 확대가 웨이팅게일 문제를 해결하고 안정적 인력수급이라는 긍정적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의료현장에서는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서울소재 상급종합병원 소속 간호사는 "면접이 축소돼 합격자가 줄어든다고 나머지 인력이 중소병원으로 빠지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과열경쟁이 벌어지는 것은 물론 중소병원에 있다가도 다시 대형병원으로 이동해 이직률 자체가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