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차량용 카메라 1차 협력사 선정삼성전자 '엑시노스' 공급 등 그룹 차원 협업 강화LG디스플레이, 현대차 계기판에 OLED 첫 공급이노텍도 현대모비스 통해 전장부품 납품 지속
  • ▲ 엑시노스 오토 V920. ⓒ삼성전자
    ▲ 엑시노스 오토 V920. ⓒ삼성전자
    전자업계가 미래성장동력으로 자동차를 점찍으며 사업 확장에 고삐를 당기고 있는 가운데 삼성과 LG의 현대자동차 협력 강화 소식이 연이어 전해지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현대차·기아의 1차 협력사로 선정됐다.

    삼성전기는 현대차·기아 차량에 SVM(서라운드뷰모니터)용 카메라와 후방 모니터용 카메라 등 2종을 공급할 계획이다. SVM용과 후방 모니터링 카메라는 차량 주변 상황을 영상으로 표시하는 주차 지원 시스템에 적용되는 카메라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이번 현대차·기아의 1차 협력사 선정을 통해 전장용 시장에서의 제품 경쟁력을 입증했다"며 "회사는 렌즈 설계 기술 및 제조 내재화 등 IT용 카메라로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최첨단 전장용 카메라 라인업 구축과 생산능력 강화를 통해 고객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기의 현대차·기아 1차 협력사 선정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1차 협력사 선정을 계기로 삼성전기는 SVM용 및 후방 모니터링 카메라 외 다른 제품도 현대차에 바로 공급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은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수적인 자동차 부품 공급망 시장에서 삼성전기는 현대차 1차 협력사에 오르며 현대모비스와 동등한 위치에 서게 됐다"며 "전장부품 시장이 태동 단계인 만큼 협력사들간 협업도 활발히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장용 카메라 모듈 시장 규모는 지난해 43억달러에서 오는 2027년 89억달러로, 연평균 약 1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기의 이번 협력 강화 소식은 두 그룹의 전장사업 협업의 연장선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앞서 삼성전자는 현대차에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IVI)용 프로세서인 '엑시노스 오토 V920'을 오는 2025년 공급을 목표로 협력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현대차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분야에서 협력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엑시노스 오토 V920'은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IVI용 프로세서로 이전 세대 대비 대폭 향상된 성능으로 운전자에게 실시간 운행정보는 물론 고화질의 멀티미디어 재생, 고사양 게임 구동과 같이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지원해 최적의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한다.

    피재걸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현대차와의 이번 협력을 통해 인포테인먼트용 프로세서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공고히 다질 수 있게 됐다"며 "운전자에게 최적의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하는 최첨단 차량용 반도체 개발과 공급을 위해 전 세계 다양한 고객 및 파트너사와 협력을 지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현대차의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 시리즈에 디지털 사이드미러 디스플레이를 공급한데 이어 최근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차세대 모델에도 OLED 패널을 공급할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공급 시점은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 ▲ (자료사진) LG디스플레이 차량용 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 (자료사진) LG디스플레이 차량용 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전장사업 확대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LG그룹도 1차 협력사인 LG전자를 필두로 현대차 공략에 나서고 있다. LG전자는 현대차에 인포테인먼트 등을 공급하고 있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2024년형 GV80 부분 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에 27인치 OLED를 공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 계기판에 OLED를 공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자기기에 이어 자동차 패널도 OLED로 전환하면서 디스플레이업계의 전장 시장 진출의 발판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금액 기준 차량용 OLED 비중은 지난해 2.8%에서 오는 2027년 17.2%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LG이노텍은 현대차에 직접 공급하지는 않지만 현대모비스에 전장부품 등을 공급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모비스는 물량 대부분이 현대차로 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전장용 부품사들은 보통 독일 3사 비중이 높지만 현대차가 내수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그룹 총수들과의 회동도 상대적으로 잦은 만큼 현대차 협업이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