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장기화 인수자금 난항해운업 침체에 영업익 반토막산은 "매각 일정 예정대로"
  • 시총 7조원 규모의 HMM(옛 현대상선) 매각을 앞두고 업계 안팎에서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매각자인 산업은행은 연내 매각을 완료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고금리가 장기화 속에 자금조달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HMM 매각과 관련 내달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인수전에는 동원·하림·LX그룹 등 3개 기업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매각 측은 해당 기업 최고경영자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 중이다. 산은 관계자는 "연내 매각완료를 목표로 일정대로 추진 중"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몸값이다. 매각 대상 주식은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1억9900만주와 영구채에서 주식으로 전환되는 2억주를 합친 3억9900만주다. HMM의 전일종가(1만4390원)을 반영하면 5조7000억원을 넘어선다.

    인수를 추진하는 3개 기업 중 현금자산만으로 이를 부담할 곳은 없다. 가장 많은 현금을 보유한 LX그룹의 현금성자산은 2조5000억원 수준이며, 하림그룹(1조6000억원), 동원그룹(5000억원) 가량이다. 이들 기업은 재무적투자자(FI)와 손을 잡고 인수자금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처럼 자금을 끌어들여 인수를 추진하는 탓에 최근 부쩍 오른 시장금리는 적지않은 부담으로 다가온다. 투자은행 관계자는 "몇달새 회사채 시장이 꽁꽁 얼어붙어 기업자금 조달이 쉽지 않다"며 "운영자금은 은행으로부터 빌리기도 하지만, 기업인수 자금은 자체조달해야 하는 만큼 부담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치솟던 해운 운임이 최근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떨어지며 해운업이 침체에 빠진 것도 매각 가능성을 낮춘다.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는 올해 초 1850선에서 이달 13일 891.55로 반토막 이하로 떨어졌다. 2분기 HMM 영업이익은 159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94.56% 감소했다.

    안팎의 우려에도 산은은 매각은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산은 관계자는 "입찰한 회사들은 각자 그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역량을 갖춘 곳"이라며 "막대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지는 최종 입찰 때 판가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산업 경쟁력과 공적자금 회수 등 여러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