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장기화·중동 위기 고조에 증시 변동성 확대 증시 추가 하락 제한적…"하락 시 주식 담을 기회"환율·유가 불화실성에 외인 수급 압박…"보수적 대응"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세계 경제의 뇌관으로 떠오르면서 증시가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증시가 바닥을 다지고 있는 만큼 4분기가 주식 비중을 확대할 기회라는 분석과 여전한 불확실성에 보수적인 대응을 권고하는 전망이 엇갈린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6일까지 코스피는 1.1%, 코스닥은 3.8% 감소했다. 지난달 지수가 각각 3.6%, 9.4% 하락했던 것에 비교해 하락세는 완화됐지만 변동성은 지속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우려로 국채금리가 급등하자 지난 4일 2.4% 급락하며 2400선을 위협받았던 코스피는 금리가 다소 안정된 지난 11, 12일 3% 넘게 상승했다가 지난 13일부터 상승분을 반납했다. 이스라엘 지상군이 가자 지구 진입 초읽기에 들어가는 등 중동 위기가 고조된 영향이다. 중동 긴장이 여전한 가운데 실적 개선 기대감에 전일 뉴욕증시가 상승하자 17일 오전 10시25분 현재 코스피는 0.7% 상승하고 있다.

    코스닥도 지난 4일 4%대 급락하며 800선이 무너졌다가 지난 11일, 12일엔 2% 넘는 상승을 보이며 낙폭을 회복, 830선을 회복했지만 13일부터 2거래일 동안 3% 빠졌다. 17일 오전 10시25분 현재 전일 낙폭을 일부 만회하며 1.6%대 상승 중이다. 

    증시가 변동성을 보이는 가운데 지수가 추가적인 하락보다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인식도 확대되고 있다. 

    최근 국내 증시의 지수 급락의 원인이 중동의 지정학적 이슈, 고금리 장기화 우려에 있었던 만큼 펀더멘탈에는 훼손이 없어 더 이상의 하락 가능성이 작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공매도 대기자금으로 해석되는 대차거래 잔고가 이달 들어 대폭 줄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하루 평균 대차거래 잔고는 80조5393억원으로, 지난달(87조2961억원) 대비 약 7조원이 줄었다.

    통상 대차거래가 증가할 경우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져 하락장의 시그널로 해석된다. 반대로 대차거래가 감소하면 수급 개선을 기대해볼 수 있다.

    올해 4월부터 매달 코스피에서 '팔자'를 이어가던 연기금도 이달 순매수로 돌아섰다. 

    코스피에서 지난달 9098억원을 순매도했던 연기금은 이달엔 지난 16일까지 2610억원을 순매수했다. 연기금은 지난 4월부터 6개월간 연달아 매도 우위를 보이던 연기금은 이달 초부터 코스피에 대해 저평가 매력이 커졌다는 판단에 매수로 전환한 것으로 분석된다.  

    강현기 DB투자증권 파트장은 "추가 변동성이 있겠지만 펀더멘탈 등을 따져봤을 때 증시는 거의 바닥으로 볼 수 있다"며 "다만 지금처럼 고유가가 유지될 경우 물가상승률이 높아져 국내 증시에도 하방 압력이 작용할 수 있다. 물가 진정세를 확인했을 때 진정한 바닥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4분기 변동장세를 주식 매수의 기회로 활용하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3분기 실적시즌에 돌입하면서 시장은 금리보단 점차 펀더멘털에 집중할 것이란 분석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증시에서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겠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은 수개월 지속되다 휴전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며 "금리, 환율, 유가 등 임계점에 있는 주요 지표들은 4분기 초 안정화할 것으로 보여 이 시기가 올해 주식 비중을 늘릴 마지막 기회"라고 판단했다.

    일각에선 추가 금리 인상 우려와 전쟁으로 인한 국제유가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보수적인 대응을 권고하는 시각도 있다. 불확실성 확대로 환율이 상승하면서 외국인의 매도세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어서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중동에 지정학적 불안이 가중됨에 따라 외국인의 위험자산 회피 안전자산 선호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연중 최고 수준에 도달해 있는 환율의 추가 상승 압력은 외국인 수급에 우호적이지는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의 불확실성은 안전자산 선호심리를 높여 금리를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고, 동시에 고유가로 물가를 자극해 금리 하락을 제한하는 변수로도 작동할 수 있다"며 "적극적인 시장 대응은 잠시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