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전망 재조정…"SK하이닉스 4Q, 삼성 내년 2Q 흑자전환"HBM·DDR5 등 고부가제품 앞세운 D램 활약 덕분D램 이어 낸드 가격도 상승 전환...감산효과 본격화될 4Q 실적에 쏠리는 눈
  •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클린룸 내부 전경 ⓒ삼성전자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클린룸 내부 전경 ⓒ삼성전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사업 흑자전환 시점이 예상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삼성에 앞서 SK하이닉스가 이르면 올 4분기 흑자전환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D램에 이어 낸드 플래시 메모리 가격도 상승세를 시작한데다 고대역폭메모리(HBM)나 DDR5 같은 고부가제품 비중이 빠르게 늘면서 수익성을 높인 덕분이다.

    19일 반도체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당초 예상 대비 반도체 사업 흑자전환 시점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눈에 띄게 흑자전환 시점을 앞당길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SK하이닉스다. 증권가에선 최근 SK하이닉스가 삼성에 훨씬 앞서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 점치는 의견이 많아졌다.

    증권가에선 SK하이닉스가 이르면 오는 4분기 전사 기준 흑자전환도 가능할 것이라 본다. BNK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SK하이닉스가 올 4분기 729억 원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엔 메모리 가격 인상과 중국 모바일 반도체 러쉬 오더 및 고용량 D램 판매 호조에 힘 입어 매출액은 9조 9800억 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 다운턴이 한창이던 올 상반기에만 해도 SK하이닉스가 연내에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란 예상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업황이 회복되고 실적으로 이어지려면 적어도 내년 2분기는 돼야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이 급성장하며 D램 시장의 새로운 수요처로 떠오르면서 상황도 급변하기 시작했다. 기존 주력 고부가제품인 DDR5에 이어 HBM이 AI칩에 필수로 탑재되는 제품으로 각광받으면서 쪼그라든 범용 D램 수요를 채워나갔다. 기존 제품보다 5~6배, 많게는 10배 이상 수익성이 높아 순식간에 D램 실적을 회복시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3분기 잠정실적을 밝힌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 적자를 상당부분 줄인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 같은 흐름을 이어나간다면 내년 상반기 중에는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다수다. HBM을 앞세워 빠르게 실적 개선에 나선 SK하이닉스보다는 흑자전환 예상 시점이 다소 뒤진다.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올해 삼성전자 DS부문의 연간 적자 규모는 14조 원 안팎이다. 하반기 들어 조 단위 규모로 적자를 줄인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바닥을 찍은 3분기에 이어 4분기엔 손실 규모를 더 빠르게 메꿀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1분기부터 본격화한 감산 효과도 4분기부턴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상반기 4조 원대 적자를 내는데서 지난 3분기 3조 원대로 적자 규모를 줄인 삼성 DS부문은 4분기부턴 상승 반전한 메모리 반도체 가격 효과에 힘 입어 더 큰 폭으로 적자를 줄일 것이란 기대가 많다. 4분기에도 1조~2조 원 가량 적자를 줄이고 내년에도 이 같은 추세를 이어간다면 이르면 내년 1분기, 늦어도 내년 2분기 중에는 반도체 사업에서 흑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예상이다.

    업계와 시장에선 삼성이 반도체 사업 흑자전환 시점을 얼마나 더 앞당길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올 4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게 되면 삼성도 적어도 내년 1분기에는 흑자전환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의견에도 힘이 실린다. 삼성은 오는 31일 진행하는 3분기 확정 실적발표에서 DS부문의 흑자전환 시점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