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평창에서 강릉까지 약 60km 시승 진행넓은 EV모드 범위로 효율 높여, 정숙성 강조가속력, 코너링 전륜기반 모델 중 최고수준
  • ▲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가 11세대 완전변경 모델로 출시됐다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가 11세대 완전변경 모델로 출시됐다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전륜 구동 방식은 앞바퀴가 구동과 조향을 모두 담당해 후륜 방식에 비해 태생적으로 운동성능과 핸들링에서 불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륜 기반 세단 중 높은 스포츠성으로 각인된 차가 있다.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효율성은 물론, ‘퍼포먼스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운동성능을 겸비한 모델로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17일 강원도 평창에서 강릉까지 어코드 하이브리드를 타고 약 60km 구간을 시승했다. 시승 코스는 국도와 고속도로가 어우러져 다양한 주행환경에서 차량을 경험해볼 수 있었다.

    이번 어코드는 11세대 풀체인지 모델로, 패스트백 디자인과 날렵한 쿠페형 측면부가 돋보인다. 전면부 그릴과 램프도 낮은 차체를 강조하면서 강인한 인상을 구현했다.

    전 세대 대비 차체도 키웠다. 전장이 65mm 늘어나면서 차량 내부 공간을 추가로 확보했고, 후륜 윤거도 15mm 늘어났다. 통상 뒤쪽 타이어 축간 거리가 늘어나면 조종성과 안정성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혼다 어코드는 1.5리터급 터보 엔진을 장착한 가솔린 모델도 있지만, 주력은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배터리 용량과 출력을 키운 4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해 EV 모드로 주행 가능한 범위를 넓히고, 강력한 모터 토크로 가속 성능도 확보했다.
  • ▲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후면부 모습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후면부 모습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무엇보다 하이브리드 모델에만 국내 고객들이 선호하는 주요 편의사양이 장착됐다. 앞좌석 통풍시트와 열선 스티어링 휠,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하이브리드에만 적용된다.

    차량에 앉았을 때 운전석 착좌 위치가 생각보다 많이 낮아지지 않는 부분은 스포티한 성격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기대치에 못미쳤다. 앞서 시승한 CR-V 하이브리드와 비교했을 때, 실내 구성과 레이아웃에서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는 부분도 아쉬움이 더해지는 대목이다.

    운행을 시작하면서, 국도에서는 EV 모드의 넓은 구동 범위가 강조됐다. 시속 50km/h까지 EV모드로 주행 가능하다고 설명했지만, 실제로는 더 높은 속도에서도 항속이나 탄력주행 때 모터만을 주행이 가능하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오르막길이거나 급가속을 하지 않는 대부분의 상황에서 엔진 개입이 없다시피 해 조용하고 부드러운 EV 특유의 감각이 운전자에게 전달됐다.

    코너링과 핸들링 특성은 다른 전륜기반 세단과 비교해 압도적인 수준이다. 코너링에서 타이어의 그립력이 전해지는 것은 물론, 파워트레인과 브레이크를 최적 제어하는 모션 매니지먼트도 강력한 코너링 성능에 한몫한다. 핸들링 특성은 적은 조향에도 날카롭고 즉각적인 피드백을 보여준다.
  • ▲ 측면부는 패스트백 실루엣이 눈에 띈다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 측면부는 패스트백 실루엣이 눈에 띈다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얇아진 A필러는 전방 시야확보와 코너링을 위한 깨알같은 포인트다. 운전자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레이아웃을 구성한 결과 A필러를 전 세대에 비해 얇게 만들었다는 전언이다. 동시에 강성은 유지했다는 점이 높은 기술력을 입증한다.

    스포티한 댐퍼 느낌도 좋다. 범핑과 리바운딩에서 상대적으로 짧은 댐퍼 스트로크를 느낄 수 있다. 동시에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나 거친 노면에서도 승차감을 해치지 않으면서 고급스러움이 부각됐다.

    국도 구간을 지나 고속도로에서는 경쾌한 가속감을 느낄 수 있었다. 꽤나 급격한 오르막길에서도 엔진과 모터가 함께 활성화되면서 출력의 부족함이 없었다. 특히 페달링에 따른 속도와 엔진음의 싱크로를 높인 액티브 사운드 컨트롤이 적용됐을 뿐만 아니라, 강력한 토크감이 강조되면서 운전을 즐겁게 했다.

    저속은 물론, 고속에서의 정숙성도 놀라웠다. 시속 50km/h 미만에서 EV모드로 작동할 때 노면과 타이어 소음이 없다시피 했고, 시속 100km/h 이상의 속도에서도 풍절음과 엔진 소음이 현저히 적었다. 잔진동이나 차체의 떨림도 느낄 수 없었다.
  • ▲ 수평형 레이아웃이 돋보이는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실내 디자인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 수평형 레이아웃이 돋보이는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실내 디자인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패들시프트를 활용한 회생제동 시스템은 높은 효율성을 보여줬다. 내리막길에서 다운시프트로 엔진브레이크처럼 사용하기도 편리하고, 시프트 다운을 누를 때마다 단계별로 계기판에 표시되는 점도 좋다. 회생제동으로 축적된 에너지는 EV모드 활용 범위를 넓혀 연비효율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2.0L 앳킨슨 엔진과 맞물린 e-cvt 변속기는 효율은 물론, 발진 가속과 주행 반응성에 초점이 맞춰졌다. 높은 토크의 EV를 우선으로 하는 출발 시 가속과 더불어, EV 모드로 운행 중 빠른 엔진 개입에도 도움을 준다.

    다만,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전륜임에도 센터 터널이 높다는 게 아쉽다. 배터리가 2열 승객석 아래쪽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CR-V 하이브리드는 사륜구동임에도 배터리가 트렁크쪽에 위치하면서 센터 터널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과 비교된다.

    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는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디자인과 성능, 안전에서 전 세대 대비 크게 개선됐다”며 “스포티한 주행 감각이 30대, 40대를 비롯한 젊은 세대에게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 2열 센터터널은 생각보다 높은 편이다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 2열 센터터널은 생각보다 높은 편이다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