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세계 최대 흑연 생산·수출국8월 게르마늄·갈륨 이어 자원 '무기화' 빨간불韓, 이차전지용 흑연 중국 수입의존도 커
  • ▲ 중국 수출 통제.ⓒ연합뉴스
    ▲ 중국 수출 통제.ⓒ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이차전지 핵심 원료인 구상흑연 등 고(高)민감성 흑연의 수출을 통제하기로 하면서 중국 원료 의존도가 높은 한국 업계에도 파장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규제에 대한 보복 조치로 해석된다.

    중국 상무부와 해관총서(세관)는 20일 '흑연 관련 항목 임시 수출 통제 조치의 개선·조정에 관한 공고'를 발표했다. 오는 12월1일부터 고순도(순도 99.9% 초과)·고밀도(밀도 ㎤당 1.73g 초과)·고강도(인장강도 30㎫ 초과) 인조흑연 재료와 제품, 구상흑연, 팽창흑연 등을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흑연 생산국이자 수출국이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특정 흑연 품목에 대한 수출 통제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방식이며, 이미 관련 국가·지역에 (변경 조치를) 통보했다"면서 "(이번 수출 통제는) 비확산 등 국제적 의무 이행과 글로벌 공급망·산업망의 안전·안정 보장, 국가 안보와 이익 보호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 수출 통제 조정은 어떤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며 "관련 규정에 들어맞는 수출은 허가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출 통제가 본격화하면 이들 제품을 수출하려는 중국 기업은 수입·사용자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상무부에 사전 보고해야 수출 허가를 받을 수 있다. 수출이 국가 안보에 영향을 준다는 판단되는 경우 내각을 총괄하는 국무원 허가까지 받아야 한다.

    일각에선 중국 당국의 부인에도 이번 흑연 수출 통제가 미국의 첨단 기술 분야 대중 봉쇄에 따른 맞대응 차원의 조처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주 미 상무부는 저성능 인공지능(AI) 반도체까지도 대중 수출 통제 대상에 추가했다.

    문제는 이번 중국의 수출 통제에 한국이 적잖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된 고순도 흑연은 배터리 음극재 제조에 필요한 핵심 소재다. 산업통상자원부 설명으로는 지난 2021년 기준 우리나라의 인조흑연 수입 중 87%, 천연흑연 수입 중 72%가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한편 중국은 지난 8월부터 반도체·태양광 패널 소재인 게르마늄, 갈륨에 대해 수출을 통제하고 있다. 수출 허가에 시간이 적잖이 걸리는 데다 수출 통제가 생각보다 강력하게 이뤄지면서 8월 중국의 수출량이 '제로'(0)로 떨어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