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나이츠 홈 개막전… KT위즈와 '통신사 더비'선수진 '기사' 변신, '오크' 격퇴… '85대 80' 승리'버추얼 치어리더' 나수아 응원에 '후끈'… 스타트업 온마인드 기술력 눈길
  • ▲ SK나이츠 버추얼 휴먼이 잠실학생체육관 천장에 시연되고 있다ⓒ김병욱 기자
    ▲ SK나이츠 버추얼 휴먼이 잠실학생체육관 천장에 시연되고 있다ⓒ김병욱 기자
    장내에 불이 꺼지자 모든 카메라가 천장을 향했다.

    웅장한 음악과 함께 돔 형태의 천장에 빔이 쏘이자 ‘버추얼’ SK나이츠 선수들이 중세 기사처럼 은색 갑옷을 입고 오크들을 물리치기 시작했다.

    22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팀 SK나이츠의 홈 개막전은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를 연상케 했다.

    국내 스타트업 온마인드(Onmind)가 지난 두 달 동안 제작한 ‘버추얼’ SK나이츠 선수들이 천장을 날아다니며 칼을 휘두르자 관중들은 열광했다. 새로운 응원문화의 시작이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수많은 여성 팬들은 코트에서 제일 가까운 좌석들을 빽빽하게 메운 채 ‘대포’ 카메라로 선수들의 모든 순간을 담아내기 바빴다.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SK나이츠 선수들은 훤칠한 키에 수려한 외모까지 더해져 슬램덩크 ‘북산’을 연상케 했다. 

    그들의 아이돌들이 중세 기사로 변신해 천장을 누비자 여성팬들은 열광했다. 멀게만 느껴졌던 버추얼 휴먼이 현실에서 콘텐츠로 소비될 수 있다는 게 증명되는 순간이었다. 

    김형일 온마인드 대표는 “이번 SK나이츠와의 협업은 온마인드의 기술력과 장비를 활용해 선수들을 디지털 더블로 제작해 개막식 때 인트로 영상으로 만들어보자는 SK스웨어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고 밝혔다. 

    김 대표에 따르면 온마인드의 기술진들은 카메라 129대와 조명 50대를 사용해 SK나이츠 선수들의 얼굴 골격, 홍채, 눈물샘, 피부 솜털, 주름 등을 섬세하게 구현했다.
  • ▲ SK나이츠 버추얼 치어리더 나수아가 전광판에서 응원을 하고 있다ⓒ김병욱 기자
    ▲ SK나이츠 버추얼 치어리더 나수아가 전광판에서 응원을 하고 있다ⓒ김병욱 기자
    SK스퀘어는 2021년 11월 온마인드에 80억원을 투자, 지분 37.5%를 보유하고 있다. 온마인드의 대표 버추얼 휴먼 ‘나수아’는 지난해 SK텔레콤의 초거대 인공지능 ‘A.(에이닷)’의 메인 보델로 발탁되기도 했다. 지난 7월엔 SK텔레콤·하나금융그룹의 ‘AI 스타트업 랩’의 홍보 영상을 제작하기도 했다.

    최근 SK나이츠 2023-2024 명예 치어리더로 선정된 나수아는 작전타임 때 전광판에 등장해 실제 치어리더들과 호흡을 맞추며 칼군무를 소화했다.

    이번 SK나이츠와의 협력을 버추얼 휴먼의 수익성도 개선될 전망이다. 목진우 온마인드 이사는 “내년 3분기에 팬덤 비즈니스를 통한 IP를 출시하는 게 목표”라며 “25년 하반기에 분기 BEP(손익분기점)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나수아의 버추얼 치어리딩에 힘입어 SK나이츠는 KT위즈와 치른 '통신사 더비'에서 85 대 80으로 승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