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만에 한은 현장국감가계부채 증가 책임 공방중동전쟁 변수에 물가 상승 딜레마 토로
  •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의사발언을 하고 있다ⓒ한국은행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의사발언을 하고 있다ⓒ한국은행
    23일 한국은행의 국정감사에서는 늘어나는 가계부채와 금융불안정을 꼬집는 여야 의원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속도가 잡히지 않으면 그때는 심각하게 금리 인상을 고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한은에서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금리인상 경로와 성장률 전망을 묻는 질의에 집중했다.

    박광온 민주당 의원은 "중앙은행이 통화신용정책을 할 때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는 명제는 매우 소중한 가치"라며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있는 것이 가계대출을 늘리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정부가 대출 규제를 완화하고 특례보금자리론 등 여러가지 정책수단을 통해 부동산 경기 부양에 본격적으로 나섰을 때 한은이 할 수 있는 역할은 없었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당인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도 "고금리 현상이 앞으로도 상당히 지속될 것으로 보여지는데 기업이나 가계의 부채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이라며 "부채들을 어떻게 관리해 갈 것인지 한은이 할 수 있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거들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더 올린 경우 가계대출을 잡을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에 따른 금융시장 안정 문제는 어떻게 할지 생각해야 한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물가가 8월과 9월 오르다가 다시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는데 최근 하마스 사태가 터지면서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5%로 치솟은 미국 국채 금리 상승세도 어느정도 오래 갈지를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에 향후 발표되는 수치를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경제성장률 전망에 대한 설전도 이어졌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정부는 상저하고를 얘기하는데 하반기에 성장률이 상승할 근거가 없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에 팔레스타인 전쟁이 겹쳤고, 미 국채 금리도 심각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서 의원은 "지난해 11월에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7%로 예상하지 않았느냐"며 "그렇게 낮추고 낮춰서 1.4%까지 떨어져 최악의 경제가 됐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최악의 상황이라는 말은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동의하기 어렵다"며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보다 우리 경제 수준은 양호한 편"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올해 성장률 전망은 1.4% 정도에서 움직일 것 같다"며 "내년에는 중국 경제와 중동 사태 추이를 살펴봐야 겠지만, 2.2% 안팎으로 예상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