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매매 5497억원·위탁매매 미수금 1조259억 역대 최대영풍제지 하한가 여파…빚투 공포 신용융자 잔고율 높은 종목 하방 압력에 부담 커
  • 반대매매 금액과 미수금이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국내 증시 부진과 영풍제지 하한가 여파로 빚투 투자자들이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약세장이 지속될 경우 신용융자잔고가 높은 종목은 낙폭이 더 클 수 있는 만큼 전문가들은 투자에 유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549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9일 기록한 역대 최대 규모를 재차 갱신했다. 관련 통계가 나온 지난 2006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 

    위탁매매 미수금도 1조259억원으로 이틀 연속 1조원을 웃돌았다. 

    반대매매는 빚을 내서 투자하는 미수거래 이용 시 주식을 산 다음날부터 2거래일 안에 대금을 못 갚으면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처분하는 것을 뜻한다.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3거래일간 증권사로부터 강제로 청산당한 주식은 모두 1조352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는 반대매매 시 전날 종가의 하한가로 주식을 처분하기 때문에 시장에 한꺼번에 쏟아지면 지수 전체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 

    전날 코스피 지수는 외국인의 매도세에 전 거래일 대비 0.76% 하락한 2357.00에 장을 마쳤고, 코스닥 지수도 0.72% 내린 763.69로 마감했다. 

    신용융자 잔고율이 높은 종목은 하방 압력에 더 취약하다. 

    전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신용융자 잔고비중이 높은 종목은 화천기계였다. 잔고율은 10.52%에 달했다. 해당 종목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관련주로 묶이며 지난달 상한가를 기록한 바 있다. 

    이외에도 한국무브넥스(8.37%), KTcs(7.81%) 등의 신용융자 잔고율이 높게 나타났다.

    코스닥 시장에선 피델릭스가 9.53%로 가장 높았다.

    해당 종목은 최근 미국의 엔비디아 AI 칩 수출 제한으로 인한 반사 수혜 기대감이 커지면서 지난 18일 상한가를 터치했으나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이외에 브이티(9.28%), 에스와이(8.94%), 랩지노믹스(8.34%), 한창산업(8.19%), 지에스이(8.05%) 등의 신용잔고율이 높게 나타났다.

    국내 증시의 신용거래융자잔고는 지난 20일 기준 18조4605억원으로 이달 들어 1조원 이상 하락했다. 최근 증시 하락, 테마주 약세 등으로 자발적인 손절매와 반대매매가 많이 일어났던 것으로 추정된다.

    당분간 반대매매 공포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거래가 정지된 영풍제지가 하한가를 기록하면서 키움증권에 약 5000억원 수준의 미수금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은 "초단기 주식 외상 거래인 미수로 발생한 반대매매 금액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상황에서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가 불을 붙인 수급 관련 이슈가 증시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고 밝혔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4월 차액거래결제(CFD) 사태 참고 시 담보주식의 거래가 재개되더라도 복수 거래일간 연속 하한가가 발생할 경우 반대매매가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하한가 기록 횟수에 따라 키움증권의 손실 규모가 달라질 텐데 거래 재개 직후 하한가가 풀릴 경우 손실은 없으나 3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면 약 2000억원, 5거래일 연속의 경우 약 3500억원 손실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