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8% 등 고금리 부담"소비심리도 두달째 위축생활형편·경기전망도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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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소비심리 위축이 두 달째 이어졌다. 교통비‧통신비 등 공공요금 인상과 채소‧과일 등 생활물가 상승, 미국발 고금리 여파로 인한 금리부담 등이 소비여력을 낮춘 주된 요인이다. 

    특히 최근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 등의 영향으로 고금리가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자 금리수준전망치는 지난 1월 이후 최대치를 찍었다. 아울러 주택가격에 대한 상승 전망도 치솟는 금리에 대한 부담에 10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0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8.1로 전월 대비 1.6p 하락했다. 

    CCSI는 2003~2022년 중 장기평균치를 기준값 100으로 하며 100보다 크면 소비심리가 낙관적, 100보다 낮으면 소비심리가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CCSI는 올해 2월(90.2)부터 매월 상승해 7월엔 103.2까지 상승했고, 8월 103.1로 소폭 하락 전환한 뒤 9월부터 100을 하회하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의 가계 재정상황과 국내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은 모두 부정적 기조가 강화됐다. 현재생활형편CSI(88)와 생활형편전망CSI(90)는 전월 대비 각각 1p, 2p 하락했으며 가계수입전망CSI(98)도 전월 대비 1p 하락했다. 

    소비지출전망CSI(113)의 경우 전월 대비 1p 상승했는데, 이는 소비지출이 개선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한은의 입장이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외식비나 여행 등 소비가 본격 늘어날 때 플러스로 나오는 항목들이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고, 오히려 교통비나 통신비 등은 상승했다"며 "고령층을 중심으로 물가가 높아지면 지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기 때문에 소비지출이 개선된 것으로 보긴 힘들다"고 말했다.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의 경우 현재경기판단CSI(64) 및 향후경기전망CSI(70)가 전월대비 각각 2p, 4p 하락했다. 다만, 취업기회전망CSI(78)과 금리수준전망CSI(128)는 전월대비 각각 1p, 10p 상승했다.

    특히 10월 금리수준전망CSI 128은 지난 1월(132) 이후 최대치이며, 전월 대비 상승폭(10p)은 지난 2021년 3월(10p) 이후 최대폭 상승이다.

    이에 대해 황 팀장은 "최근 미국에서 높은 금리수준 장기화 시사가 있었고 시중금리가 장기국고채 금리가 높아지는 영향을 받아 상승하는 등 여러 뉴스가 나오면서 당분간 높은 금리가 장기화되지 않겠느냐고 사람들이 느끼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물가수준전망CSI(151)는 전월 대비 4p 상승해 150을 넘겼다. 물가수준전망CSI가 150을 넘은 것은 지난 3월 이후 처음이다. 이밖에 주택가격전망CSI(108)와 임금수준전망CSI(116)은 전월 대비 각각 2p, 1p 하락했다. 주택가격전망CSI는 지난 10개월 간 쭉 상승하다가 10월에 하락 반전했다.

    황 팀장은 "최근 주담대 금리가 굉장히 높게 형성돼서 8% 가까이 간다는 말이 나오고 있어 이렇게 대출금리 오르다보면 주택가격이 오르는 것에 한계가 있지 않겠느냐는 응답이 많았다"며 "계속 상승 이어 오다가 너무 최근에 높아서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이며, 경기도 최근에 이스라엘와 하마스 분쟁이 일어나면서 불확실성 커지고 있어 이런 부분에서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냐에 대한 의문 생겼다"고 말했다.

    이밖에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물가인식)은 4.1%로 전월과 동일했고, 향후 1년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 대비 1.0%p 상승한 3.4%로 나타났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의 응답 비중은 공공요금(63.3%), 석유류제품(62.4%), 농축수산물(32.5%) 순으로 나타났다. 전월에 비해 석유류제품(+7.5%p), 공공요금(+2.4%p)의 응답 비중이 증가한 반면, 농축수산물(△4.9%p) 비중은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