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주간 코스피 6%, 코스닥 9% 하락 외국인 이달 3조원 가까이 매도…개미 매수세 둔화 뚜렷금리·전쟁·성장주 부진·양도세 회피물량 '겹악재'
  • 미국 국채금리 급등,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2차전지주의 급락 등 줄악재에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는 물론 주식시장을 떠받치던 개인투자자들마저 증시를 외면하면서 당분간 증시 반등은 요원하다는 분석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전주 대비 3.04% 내린 2302.81에 마감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2.70% 하락하며 748.49까지 밀렸다. 2주 연속 하락세를 보인 양 지수는 지난 16일부터 27일까지 코스피은 6.2%, 코스닥은 9.0% 내렸다.  

    외국인의 순매도세가 지속되면서 지수의 발목을 잡았다. 2주 동안 외국인 투자자는 1조2245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이달 들어 외국인들은 무려 2조9194억원어치 국내 주식을 팔아치웠다.

    그간 증시가 흔들릴 때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매도 물량을 받으며 증시 하락을 방어했던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 역시 둔화되고 있다. 

    월별 기준으로 지난 8월 3조7588억원까지 치솟던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액은 9월 2조3219억원으로 한 달 만에 1조원 넘게 줄어들었다. 이달 들어선 지난 27일 기준 1조7382억원으로, 둔화세가 두드러진다. 

    증시 대기자금은 갈수록 줄고 있다. 

    지난 3월부터 빠지지 않고 50조원 이상을 유지했던 투자자 예탁금은 이달 초 줄곧 감소세를 이어가더니 지난 25일엔 46조원대까지 내려갔다.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7월 27일(58조1990억원)과 비교하면 약 10조원의 대기 자금이 빠져나간 셈이다. 

    거래대금도 감소세가 뚜렷하다. 

    10월 들어 27일까지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15조2000억원으로, 9월(19조원) 대비 20% 줄었다. 특히 코스닥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6조7000억원으로, 37% 감소했다.

    외국인은 물론 개인투자자들의 수급까지 급격히 위축된 건 연이어 발생한 복합 악재 탓이다. 

    고금리 장기화 우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등 각종 악재로 위험자산 투자 매력이 반감된 가운데 영풍제지 주가조작 사태로 인한 위탁증거금률 조정에 따른 수급 위축 영향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그간 과열됐던 2차전지 조정폭이 크게 나타나면서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2차전지 상장지수펀드(ETF)에 포함된 34개 주식의 시가총액 합계는 9월말 359조3000억원에서 25일 종가 기준 291조3000억원으로 한 달간 18.9% 줄었다. 

    연말 큰손 개미의 개인 양도세 회피성 매물도 한몫했다. 지분율이 코스피 1%, 코스닥 2%이상이거나 개별 종목 보유금액이 10억원이상인 대주주는 양도세를 내야 한다. 이에 따라 연말이 다가오면 주식 비중을 낮추기 위한 매도 수요가 증가한다.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킬 만한 상승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증시가 악재에만 과도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평가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금리가 할인율 부담을 넘어 경기둔화 우려까지 자극하고 있는 상황으로 증시가 긍정적 신호를 지나치게 외면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증시가 악재를 과도하게 반영하는 국면에서 증시의 저평가 메리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증시가 당분간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투자자의 수급 악화 이유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국내 증시가 뚜렷한 반등 동력을 찾지 못한 가운데 추가 하방 압력을 강하게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가격적인 측면에선 매력적인 레벨에 위치한 만큼 매도 대응보단 관망, 조정 시 저가 매수를 추천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20일, 200일 이동평균선과의 이격도는 2000년 이후 평균 -1표준편차 수준까지 내려앉았다"면서 "과거 경기침체를 제외할 경우 중요한 변곡점이 됐던 수준이다. 현재 가격대에선 절대적으로 매수 전략, 또는 비중을 지키는 전략이 유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