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저 매각되며 로컬 위스키 3인방 모두 토종 기업 손에파인트리의 주류사업 진출… 윈저 1위 탈환 자신감으로 해석작년 엔데믹 이후 회복세 주춤, 경기침체에 소비도 위축
  • ▲ 윈저 및 W시리즈.ⓒ윈저글로벌
    ▲ 윈저 및 W시리즈.ⓒ윈저글로벌
    글로벌 위스키 기업 디아지오가 운영하던 윈저글로벌이 파인트리자산운용으로 매각되면서 로컬 위스키 3파전이 새로운 양상을 맞이할 전망이다. 지난해 로컬 위스키 ‘윈저’ 매각 이슈로 기업분할, 노조 반대 등의 과정에서 점유율이 급격하게 떨어졌던 만큼 새 주인을 맞아 점유율 회복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위스키 기업의 중심으로 진행되던 로컬 위스키의 경쟁의 주역이 모두 토종 기업으로 바뀌게 됐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30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위스키 제조사 디아지오는 윈저글로벌의 지분 100%를 파인트리자산운용에 매각키로 하고 사업권 및 관련 지적재산권에 대한 매각을 완료했다. 디아지오는 지난해 7월 국내 법인인 디아지오코리아에서 로컬 위스키 ‘윈저’, ‘W’ 시리즈를 별도 법인인 윈저글로벌로 분할시킨 바 있다.

    다만 매각 협상 대상자였던 베이사이드프라이빗에쿼티(PE)와 계약이 차질을 빚으면서 제3자인 파인트리자산운용이 새로운 주인으로 확정됐다. 

    이로서 국내 판매되는 로컬 위스키의 주인은 모두 토종기업이 차지하게 됐다. 앞서 페르노리카코리아는 2019년 로컬 위스키 ‘임페리얼’의 판권을 드링크인터내셔널에 매각했고 2009년 출시된 ‘골든블루’는 아예 독자법인, 브랜드로 설립됐다. 여기에 ‘윈저’까지 매각되면서 로컬 위스키 경쟁의 주역은 모두 토종 기업들이 주도하게 됐다.

    로컬 위스키란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원액을 수입해 국내에서 병입해 판매하는 국내 전용 브랜드를 일컫는다. 글로벌 위스키 브랜드와 달리 가정용이 아닌 유흥시장을 중심으로 유통된다. 그렇다보니 3사 모두 유흥시장에 대한 영업력이 매출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로 자리했다. 

    공교롭게도 윈저글로벌의 매각은 점유율의 상당한 변화를 가져왔다.

    윈저글로벌 노동조합이 매각 반대에 나서면서 파업으로 인해 매출에 적잖은 타격을 받은 것. 지난해 7월 노사가 매각에 극적으로 합의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빠르게 회복되는 유흥시장의 수혜를 거의 누리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최대 수혜자는 ‘골든블루’였다. 지난해 기준 로컬위스키 시장에서 ‘윈저’는 1위를 ‘골든블루’에 내어줬다.

    업계에서는 이번 윈저글로벌의 매각을 기점으로 로컬위스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부동산, 부실채권 투자 전문이었던 파인트리자산운용이 첫 식음료 사업 투자로 윈저글로벌을 택한 것도 시장 1위 탈환과 기업 확대에 대한 자신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지난해 빠르게 회복했던 유흥시장의 로컬위스키 붐이 올해를 기점으로 위축되고 있다는 점은 향후 관전포인트다.

    골든블루의 상반기 매출은 9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 감소했다. 결산 기간이 달라 직접 비교는 힘들지만 윈저글로벌의 지난해 회계연도(22년 7월~23년 6월) 매출은 11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8% 신장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가 위축되면서 유흥시장의 로컬 위스키 시장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며 “주류산업에 대한 노하우가 없는 자산운용사가 ‘윈저’를 얼마나 공격적으로 확대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