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증가액 5499억… 1/3로당국 눈총에 모기업 사법리스크 '이중고'무주택자, DSR 만기 40년 등 선제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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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가 모기업 카카오의 주가조작 의혹에 따른 '대주주 적격성' 논란으로 골치를 썩고 있는 가운데 주 수입원으로 떠오른 주택담보대출 영업마저 여의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대출 속도조절에 나선 금융당국이 카카오뱅크를 비롯한 인터넷은행들의 주담대 영업행태를 문제 삼자 몸을 사리고 있는 것이다. 

    모기업의 사법리스크로 인해 이미 신사업 진출에 제동이 걸려 있는 카카오뱅크 입장에선 최악의 경우 대주주가 바뀔 가능성도 있어 당분간 당국 눈치를 봐야 하는 형편이다.

    3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9월말 기준 주담대 잔액은 19조 8673억원으로 전월 말(19조 3174억원) 대비 5499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작년 말 13조 2954억원이던 카카오뱅크 주담대 잔액은 올해 6월말 17조 3223억원까지 늘었다. 전월 대비로는 1조 4818억원 급증했다. 7월(1조 1283억원)에도 1조원 넘게 증가하며 성장세가 지속됐으나, 8월(8667억원)부터 증가액이 1조원 밑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카카오뱅크는 그간 주담대 취급액을 대폭 늘려 재미를 봤다. 올 상반기 총이자수익에서 주담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34%로 전년 동기(24.4%) 대비 10% 가까이 증가했으며, 그 효과는 반기 최대 실적(1838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보다 무려 48.5% 늘어난 규모다.

    하지만, 가계대출 다이어트 중인 금융당국이 지난 8월 유관기관들과의 '가계부채 현황 점검회의'에서 인터넷은행의 비대면 주담대 영업행태를 점검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영업 확대에 제동이 걸렸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8월 50년 주담대 상품에 연령 조건을 신설하고 주택구입목적 주담대 대출 대상을 '무주택자'로 한정하는 조치를 취했다. 또 지난달에는 당국 주문에 맞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만기를 최장 40년으로 제한했다.

    한편, 카카오뱅크는 모기업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조종' 혐의로 검찰에 송치돼 자칫 대주주가 바뀔 위험에 처해 있다. 

    인터넷은행특례법상 대주주가 벌금형 이상의 형을 받으면 금융위원회는 10%를 초과하는 보유지분에 대해 처분을 명령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 지분 27.17%를 보유 중인 카카오가 17.17%를 매각하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이와 관련,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주담대 영업에 제동이 걸리고 대주주의 사법리스크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급락한 주가를 실적으로 만회해야 하는데,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