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의 영향은 제한적… 농산물·금속 등 원자잿값 거의 변화 없어과거 사례 토대로 3가지 시나리오 분석… 국제유가 93~157달러"유가상승 지속시 식량가격 인상… 개도국 식량위기 심화"
  • ▲ 이스라엘군 공습에 검게 물든 가자시티 상공.ⓒ연합뉴스
    ▲ 이스라엘군 공습에 검게 물든 가자시티 상공.ⓒ연합뉴스
    세계은행(WB)은 30일(현지시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무력 충돌이 다른 중동지역으로 번져 사태가 커지면 석유 등 원자잿값이 급등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WB는 과거 사례를 토대로 분석한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국제유가가 최대 배럴당 157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WB는 이날 내놓은 '원자재 시장 전망'에서 이스라엘·하마스 간 전쟁이 당장은 원자재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분쟁이 확산할 경우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WB 설명으로는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이후 국제유가는 6%쯤 올랐다. 농산물과 대부분 금속을 비롯한 다른 원자재 가격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

    WB는 이런 추세가 지속한다면 현재 배럴당 평균 90달러 수준인 국제유가는 세계 경제 둔화에 따라 내년에는 배럴당 81달러로 내려가고 원자재 가격도 전반적으로 4.1% 하락할 거로 내다봤다.

    그러나 WB는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이 이란의 참전 등으로 확산할 경우 석유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WB는 3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첫 시나리오는 지난 2011년 리비아 내전 당시와 유사한 수준으로 세계 석유 공급량이 하루 50만~200만 배럴 줄어드는 상황을 가정했다. 이 경우 국제유가는 현 분기 평균보다 3~13% 높은 배럴당 93~102달러로 오를 것으로 WB는 예상했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2003년 이라크 전쟁 때처럼 석유 공급량이 하루 300만~500만 배럴 감소하는 상황이다. 이 경우 국제유가는 21~35% 오른 배럴당 109~121달러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세 번째 시나리오는 1973년 제1차 석유파동과 비슷한 상황으로, 세계 석유 공급량이 하루 600만~800만 배럴 줄 것으로 추산했다. 국제유가는 56~75% 상승해 배럴당 140~157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분석됐다.

    WB는 이번 중동 사태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중의 에너지 충격파가 세계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WB는 국제유가 상승세가 지속하면 결국 식량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 경우 개발도상국의 식량 위기가 심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