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전면 등장에 부담 가중김주현 "특단의 노력 필요" 재차 압박2월 10조 이상의 실질 체감 대책 긴요ROE,NIM 하락 불가피… 외인 주주 불만 부담
  • ▲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개최한 금융업권협회장 간담회에서 금융업권협회 회장단 및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만나 최근 금융현안에 대해 논의했다ⓒ금융위원회
    ▲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개최한 금융업권협회장 간담회에서 금융업권협회 회장단 및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만나 최근 금융현안에 대해 논의했다ⓒ금융위원회
    대통령까지 나선 은행권 상생금융 압박에 은행들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연초 내놓은 상생금융안이 정부나 정치권 기대에 못미쳤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보따리를 좀 더 풀어야 할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6일 오전 은행연합회장, 금융투자협회장, 여신전문금융협회장, 저축은행중앙회장 등과 만난 자리에서 "금융권의 역대급 이자수익 증대는 국민들 입장에서 역대급 부담 증대를 의미한다"며 "국가경제의 허리를 지탱하는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어려움을 줄여줄 수 있는 '특단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고금리 시기에 상환부담이 높은 차주들이 대출상환·대환대출 등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금융권이 사회적 책임을 다해달라"며 "중도상환수수료 감면 등도 정부와 금융권이 함께 적극 추진할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을 가져주실 것을 당부드린다"며 구체적인 협조내용도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주말 은행권은 상생금융 방안 마련을 위해 동분서주한 것으로 전해진다. 주요 임원들은 비상대책회의에 들어갔고, 직원들은 비상근무를 서며 여론동향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의 경우 임종룡 회장이 조병규 우리은행장 등 계열사 CEO를 긴급소집해 상생금융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추가적인 방안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청년,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지원을 해달라는 의중은 파악했지만, 구체적으로 얼마나 지원해야 하는지는 의견이 분분했다"고 말했다.

    은행권 안팎에서는 지난 2월 발표한 10조원 규모의 사회공헌 방안을 넘어서는 파격안이 나올 것으로 점치는 분위기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정부도 지난해부터 80조원 규모의 다양한 정책지원을 시행 중이지만 이것만으로는 미흡할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했다.

    당시 은행권은 공동 사회공헌사업 자금 5000억원을 재원으로 활용해 취약차주를 위한 긴급 생계비 2800억원, 성실 상환 차주에게 17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새희망홀씨 등 서민금융상품의 지원 규모를 기존 목표 보다 많은 7조원으로 증액하기로 했다. 저금리 대환 대출 보증재원을 1조원까지 늘리고, 은행별로 저신용자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통한 7000억원의 추가 대출도 약속했다.

    하지만 '10조원'이라는 수치의 상당 부분은 보증 재원을 늘려 수십배에 이르는 대출을 내주겠다는 의미로 보증 배수 효과에 가려졌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예컨대 중소기업보증지원에 은행들이 내놓는 돈은 1600억원 수준이지만, 2조원의 공급 효과로 홍보했다.

    게다가 실제 대출집행액이 목표치에 못 미치면 투입되는 재원부담금도 줄게 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발표된 금융권 상생금융 활성화 방안 규모는 1조1479억원에 그친다. 또 지난 8월까지 실제 집행한 상생금융 실적은 4700억원에 불과하다.

    은행권도 이같은 비판을 의식하고 있기에 이번에는 실질적인 혜택을 체감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을 고민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영업자 점포에 키오스크를 설치하는 방안이나 통신요금 지원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오가고 있다"고 했다.

    다만 이같은 방안은 은행의 영업이익율을 포기한다는 점에서 실적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자기자본이익률(ROE)나 순이자마진(NIM) 등의 하락으로 이어져 주주환원 평가는 악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여러 기대와 우려 속에 시중은행들은 속속 2차 상생금융안을 내놓을 전망이다. 은행 관계자는 "상반기 발표한 방안보다 실질적으로 도움되고 지원 규모도 커질 것"이라며 "이르면 이번 주 대부분 은행이 발표할 것 같다"고 말했다.
  • ▲ 신한금융지주ⓒ뉴데일리DB
    ▲ 신한금융지주ⓒ뉴데일리DB
    신한은행, 1050억원 규모 추가 지원 발표

    이날 신한금융은 1050억원 규모의 추가 상생금융안을 발표했다. 앞서 지원한 1550억원과 별개로 추진된다.

    먼저 신한은행 소상공인 정책대출을 이용 중인 차주를 대상으로 230억원 규모의 이자 캐쉬백을 실시할 예정이다. 차주별로 약 2%p 수준의 금리 인하 효과가 있다고 신한은행은 설명했다.

    또 중소법인 고객이 여러 금융기관의 대출금리 및 한도를 비교할 수 있는 대출중개 플랫폼을 신규 개발하고,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50억원 규모의 상생금융 바우처를 제공할 예정이다.

    신용보증재단 특별출연을 통해 저금리 특례보증 신상품을 약 1500억원 한도로 공급하는 등 청년 자영업자를 위한 135억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실시할 계획이다.

    또 신한은행 전세대출 및 버팀목전세대출 상품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관리비 및 통신비 등 공과금 지원 목적 최대 10만원의 캐시백을 제공하는데 25억원을 지원한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금융취약계층과의 상생을 위해 그룹이 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의 시작에 불과하다"며 "선언에만 그치지 말고 진행 현황을 수시로 체크하면서 영업현장에서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듣고 보완사항을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