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00억 투입, 국립중앙박물관 100만배 시설 최초 공개금강이 흐르는 축구장 41개 면적 규모 '데이터 요새'스스로 400kg 운반하는 로봇부터 자율주행 셔틀까지… '기술 집약체'
  • ▲ 각 세종 전경ⓒ네이버
    ▲ 각 세종 전경ⓒ네이버
    지난 6일 찾은 ‘각 세종’은 네이버의 초거대 인공지능(AI)을 운영하는 시설답게 웅장한 크기를 자랑했다. 화강암 언덕 위에 우두커니 서 있는 회색빛 건물은 얼핏 거대한 콘크리트 창고를 연상케 했다.

    면적만 축구장 41개에 달하는 각 세종의 관제실, 공조실, 서버실 등 주요 시설을 둘러보는 데만 1시간이 넘게 걸렸다. 세종시 금빛노을교를 달리는 운전자들은 네이버가 이 건물을 짓는데 자그마치 6500억원을 썼다는 것을 꿈에도 모른 채 지나칠 것이다. 

    국립중앙박물관 100만 배 규모의 서버를 갖춘 ‘각 세종’에는 불과 약 130명의 직원이 상주하고 있었다.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를 의식한 듯 내부는 굳게 닫힌 방화문으로 촘촘하게 공간이 나뉘어 있었다. 

    진도 9.0까지 버틸 수 있는 ‘각 세종’은 원자력 발전소 수준의 내진 설계로 지어졌다. 전력이 끊겨도 15분 동안 배터리로 버틸 수 있으며 72시간 운영할 수 있는 비상 발전기가 듬직하게 대기하고 있었다. 전력망도 2개, 통신망도 2개로 ‘이중화’해 모든 천재지변에 대처할 수 있게끔 ‘요새’처럼 지어졌다. 
  • ▲ 각 세종 관제센터ⓒ네이버
    ▲ 각 세종 관제센터ⓒ네이버
    노상민 네이버클라우드 센터장은 이날 기자들을 이끌며 ‘각 세종’ 내부를 소개했다. 일반 서버 대비 20배 이상 전력을 잡아먹는 GPU(그래픽처리장치)가 내뿜는 열기를 식히기 위해 제작된 ‘각 세종’은 거대한 냉장고 같았다. 

    바람이 한쪽으로만 들어오는 네이버의 제1 데이터센터 ‘각 춘천’과 달리 제2 데이터센터 ‘각 세종’은 벽 양면으로 바람이 들어왔다. 여름에는 더운 바람을 식혀 20~25도로 낮추고, 겨울엔 찬바람을 서버의 열과 희석해 17~27도로 맞춰 서버의 열기를 식힌다. 

    노 센터장은 “35도 공기를 두 단계 거쳐 냉각시키는데 이는 (일반 냉각 대비) 전력 효율이 2배”라며 “1~2년 안에 새로운 액체 냉각, 이머전 쿨링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공조실이 처리한 바람은 서버실로 흘러갔다. 서버실에선 굉음이 나고 있었다. 영화에서나 보던 직사각형 개인 은행 금고처럼 생긴 엔비디아 A100 GPU가 빼곡하게 쌓여 가동되고 있었고, 이를 식히기 위해 팬이 귀가 먹먹해질 정도로 돌아가고 있었다. 네이버는 향후 한 단계 성능이 뛰어난 대신 전력을 1.5배 더 소비하는 엔비디아 H100 GPU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건비 절감을 위한 로봇도 눈에 띄었다. 서버를 스스로 교체할 수 있는 로봇 ‘가로’와 ‘세로’는 인간이 직접 작업할 때보다 30~50% 효율적이라고 노 센터장은 밝혔다. 해당 로봇은 네이버가 직접 제작했으며 아직 소규모로 시범 운영 중이었다. 초속 1~2미터 속도로 최대 400kg의 물건을 나를 수 있게 설계됐다. 
  • ▲ 미디어 투어 행사에서 각 세종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노상민 네이버클라우드 센터장 ⓒ네이버
    ▲ 미디어 투어 행사에서 각 세종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노상민 네이버클라우드 센터장 ⓒ네이버
    백미는 자율주행 셔틀이었다. 서로를 마주 보게 설계된 6인승 자율주행 셔틀 ‘알트비’는 드넓은 ‘각 세종’에서 직원들의 이동을 책임질 예정이다. 천장에 달린 모니터엔 셔틀 주위에 있는 사람이 하얀색 점으로 표시됐다. 네이버는 각 세종에서 총 6개 정류장을 설치해 자율주행 셔틀을 운행할 예정이다. 

    향후 중동 고객들이 네이버를 찾는다면 그곳은 1784 건물이 아닌 ‘각 세종’이 될 게 분명했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이날 최수연 대표의 축사 후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최근 사우디 정부로부터 수주한 1조원은 “시작일 뿐”이며 “로봇 기술, 소버린 클라우드, 소버린 AI 등 파트너사들과 다양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만간 승전보를 더 연이어서 전해드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