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효과' 끝… 방문자 10% 급감, 수익성 '적신호''15억명' 이용자 감당 투자했더니… 떠나는 '웃픈현실'메타 새 SNS '스레드', 1주새 '1억명'… "언제든 패권 바뀌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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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거대 인공지능(AI) 열풍이 한풀 꺾이면서 챗GPT의 이용자 수가 지난달 사상 최초로 감소했다. 유료 구독 외 뚜렷한 자체 수익모델이 없는 챗GPT는 이용자 수 감소가 뼈아픈 상황이다. 이를 반면교사 삼아 수익성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정한 국내 토종 초거대 AI 개발사들의 전략이 눈길을 끌고 있다.10일 로이터통신, 트래픽 분석 업체 시밀러웹 등에 따르면 챗GPT의 6월 글로벌 이용자 수는 전달 대비 9.7% 감소했다. 챗GPT는 월 15억명에 달하는 이용자를 감당하기 위해 서버 등 막대한 인프라를 구축해 놓았는데, 막상 구축해 놓으니 이용자가 떠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챗GPT의 하루 운영비는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으로 추산되는데, 이용자가 이탈하고 있는 것.업계는 챗GPT가 초거대 AI 시대의 포문을 연 것은 부정할 수 없으나 언제든지 타 플랫폼에 이용자를 뺏길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최근 메타가 출시한 신규 소셜미디어 ‘스레드(Threads)’는 출시 일주일 만에 이용자 9700만명을 기록하는 등 ‘1억명’ 고지를 찍기까지 두 달이 걸린 챗GPT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흥행하고 있다. 이같은 이용자 유입을 기반으로 언제든 초고대 AI 시장의 패권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데이비드 카 시밀러웹 매니저는 “챗GPT가 구글을 제치고 세계에서 제일 많은 트래픽을 발생시키는 웹사이트가 될 정도로 계속 성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챗GPT에 대한 흥미가 떨어진 것은 AI 대화에 대한 신선함이 시들었다는 신호”라며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고 부연했다.이에 따라 국내 초거대 AI 개발사들은 챗GPT와 상반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일반 대중뿐만 아닌 기업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해 수익성을 확보하거나 애초에 초거대 AI의 규모를 작게 운영해 인프라 비용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대표적으로 네이버는 초거대 AI를 ‘기업용’으로도 선보일 예정이다. 네이버는 오는 8월 24일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를 선보이는데, 이에 발맞춰 기업용 GPT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지난 3월부터 SK C&C와 금융사 등 국내 기업용 GPT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은행 ▲증권 ▲카드 ▲보험 ▲캐피탈 등 금융 분야별 맞춤형 서비스를 공략할 예정이다.LG도 초거대 AI ‘엑사원’을 ‘기업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LG는 엑사원을 그룹 계열사 전반에 활용 중이다. 엑사원은 ▲LG전자(제품 수요 예측, PCB 자동 설계) ▲LG이노텍(검사 공정 비전 검사) ▲LG화학(납사 스케줄링 최적화) ▲LG에너지솔루션(리튬황 배터리 전해질 개발) ▲LG생활건강(제품 디자인) ▲LG유플러스 (앱스토어 고객 리뷰 분석) 등에 활용되고 있다.한편, SK텔레콤은 초거대 AI ‘에이닷’을 챗GPT 규모의 5분의 1 수준으로 운영하고 있다. 초거대 AI의 규모는 통상 파라미터(매개변수) 개수로 측정하는데, 챗GPT의 매개변수는 1750억개인 것에 비해 SK텔레콤의 에이닷의 매개변수는 올해 상반기 기준 390억개다.SK텔레콤 관계자는 “파라미터를 무한히 늘리면 결국 시스템 비용이 증가한다”며 “단순히 파라미터 개수를 늘려가는 방식은 이전 버전의 패러다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메타 등의 AI 모델들을 보면 파라미터 수를 일단 적게 가져가면서도 답변을 잘 할 수 있는 모델들이 나오고 있다”며 “요즘은 고도화를 논의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KT는 오는 8월 초거대 AI ‘믿음’ 출시를 앞두고 ‘경량화’ 기술을 개발 중이다. KT 믿음의 파라미터 개수는 2000억개로 챗GPT 보다 큰 규모를 자랑한다. KT에 따르면 초거대 AI는 크기가 커질수록 성능도 향상되는데, KT는 성능은 유지하되 크기를 줄이는 모델 경량화 기술을 개발 중이다. 또한 규모가 커질수록 추론 시간이 더 소요되는 점을 개선하기 위해 ‘고속 추론’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최병호 고려대학교 인공지능연구소 교수는 “초거대 AI는 ‘물먹는 하마’와 비슷하다”며 “핵심 사업(모델) 없이 초거대 AI를 출시할 경우 조직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해 수익성 확보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