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5.7조 ↑ 기타대출 1조 ↑대기업대출 4.3조 ↑ 역대 두 번째보험·여전사 대출 늘어… 건전성 우려
  • ▲ 서울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 ⓒ연합뉴스
    ▲ 서울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 ⓒ연합뉴스
    정부당국의 전방위 규제에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오히려 커졌다. 특히 그동안은 은행권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뚜렸했다면 최근에는 신용대출과 2금융권 대출도 꿈틀거리는 모습이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10월 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86조5711억원으로 전월대비 6조8058억원 증가했다. 9월 증가분 4조8185억원보다 2조원 가량 늘어난 것이다.

    주택담보대출은 5조7552억원 늘었고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1조506억원 증가했다. 주담대 증가폭은 전월 대비 3000억원 가량 줄었지만, 기타대출은 전월 1조3000억원 감소에서 1조원 증가로 2조3000억원 늘었다. 9월 추석명절을 맞아 상여금 등으로 감소했던 신용대출이 연휴 소비자금 및 공모주 청약 관련 자금수요로 늘면서 증가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같은날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가계대출동향을 보면 지난달 2금융권 가계대출은 5000억원 감소하며 전월 감소폭(2조5000억원)에서 2조원 가량 줄었다. 신협, 농협,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에서 1조7000억원 감소해 전월 감소폭(1조8000억원)과 비슷했다. 반면 보험(4000억원), 저축은행(1000억원), 여신전문금융회사(7000억원)에서는 오히려 대출잔액이 증가했다. 은행권에서 돈을 빌리지 못한 차주들이 2금융권으로 밀려난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주담대 관리 강화 기조에 따른 풍선 효과가 아니냐는 질문에 윤옥자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신용대출은 DSR 규제 때문에 주담대에 비해 결코 유리하지 않은 상품"이라며 "과거 10월 중 기타대출 증가폭과 비교해 크게 늘어난 수준은 아니며 계절적 요인이 반영된 일시적 효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대출 잔액은 1246조3929억원으로 전월대비 8조1487억원 증가했다. 9월 증가폭 11조3198억원보다 다소 둔화됐지만, 여전히 평년 증가세를 웃돌았다. 특히 대기업 대출이 4조3358억원 늘며 통계작성(2009년 6월) 이후 10월 증가액 기준 역대 두 번째로 큰 폭 증가를 기록했다. 중소기업 대출은 3조8129억원 늘었다.

    은행 수신잔액은 2280조3690억원으로 전월대비 3조219억원 줄었다. 9월 27조1188억원 증가한 것에서 감소세로 전환됐다. 부가가치세 및 법인세 납부, 분기말 재무비율 관리 등으로 유입된 법인자금 인출을 주요 요인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반면 정기예금은 금리상승 효과로 10조1798억원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10월 가계대출 증가폭이 확대된 것은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증가폭이 전월 기저효과로 확대된 데 주로 기인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경각심을 가지고 적정 수준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차주의 상환 능력을 넘어서는 과도한 대출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변동금리 스트레스 DSR 연내 발표 등 대출 심사를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 10월 가계대출 동향ⓒ금융위원회
    ▲ 10월 가계대출 동향ⓒ금융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