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생각하는 의사 모임' 결성 후 본격 논의 착수임현택 대표 "내과도 소아과처럼 붕괴… 대책 없는 수가 인하"정책 수가 내놓으면서 삭감 범위 확대 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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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아청소년과에 이어 내과도 간판을 내리기 시작했다. 필수의료 의사를 늘리겠다는 목표로 의대정원 확대의 윤곽이 잡히고 있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이대로면 의사 확충 이전에 동네의사를 중심으로 하는 일차의료의 붕괴가 우려된다. 

    결국 정부는 물론 의료계를 대표하는 대한의사협회(의협)의 행보에 반발한 의사들이 많아졌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을 주축으로 '미래를 생각하는 의사 모임(미생모)'이 결성된 것도 바로 이 이유 때문이다. 

    10일 임현택 미생모 대표는 "일방통행식 정부 정책이 설계되는데 의협은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지금 소아과에 이어 필수의료의 기둥인 내과도 문을 닫아야만 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의 원인은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에 있다. 정부는 필수의료 관련 정책 수가를 만들어 지원하겠다면서도 동시에 수가 인하를 추진하고 있다. 

    내시경 검사와 시술에 사용되는 생검용 포셉, 절제용 스네어 등 재료대 삭감을 비롯해 검체검사 위-수탁 기관간 자율 정산을 막는 복지부 고시도 준비 중이다. 이는 개원가의 먹고 사는 문제와 직결되는 영역으로 논란이 가중된다. 

    앞서 대한내과의사회 차원에서도 필수의료를 옥죄는 정책들로 기피과 문제가 더 확산될 것이라고 우려한 바 있다. 
     
    임 대표는 "계속해서 정부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의협 역시 마땅한 대응을 하지 않는 실정"이라며 "내년이면 노인 인구 1000만명 시대인데 주축이 돼야 할 내과 원장들이 문을 닫겠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전달체계 상 일차의료의 기능이 붕괴된 소아과가 연쇄적으로 의료공백을 맞이 했듯이 내과 역시 동일한 상황에 놓였다는 진단이다. 

    그는 "내과도 이제 소아과 꼴이 난 것으로 보여 더 이상 가만히 두고 지켜보지는 못하겠다는 심정"이라며 "미생모를 통해 왜곡된 정책과 방향성을 다시 되돌릴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했다.

    오는 11일 저녁 미생모 공식 모임을 열어 내과 붕괴 문제를 비롯해 의대정원 논의기구 재설정, 실손보험 청구간소화 등 일련의 문제를 짚어보겠다는 계획이다. 의료계 강경파의 입장을 대변할 것으로 보여 추후 수위가 어떻게 높아질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