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은 최고등급 'Aaa' 유지… 3대 신평사 중 유일피치·S&P, 'AAA→AA+' 강등한 상태… "채무부담 증가·거버넌스 악화"민주-공화당 갈등에 내년도 예산안 처리 아직… 셧다운 우려 다시 고조
  • ▲ 미 의회.ⓒ연합뉴스
    ▲ 미 의회.ⓒ연합뉴스
    국제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무디스가 10일(현지 시각)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가 미국의 재정건전성에 대한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무디스는 이날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신용등급 전망은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무디스는 "고금리 상황에서 정부 지출을 줄이거나 세입을 늘리려는 효과적인 재정 정책적 조치가 없는 상황"이라고 전망 하향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재정 적자가 막대한 수준에서 유지되면서 채무 능력을 유의미하게 약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무디스는 미국의 내년도 예산안 처리와 관련해 민주당과 공화당이 갈등을 보이며 좀처럼 합의하지 못하는 상황도 전망 하향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부연했다. 미 의회는 오는 17일까지 2024 회계연도(2023년 10월~2024년 9월) 예산안을 통과시켜야 하지만, 민주당과 공화당 간 합의가 이뤄지지 못하면서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우려가 다시 커진 상태다.

    무디스는 3대 국제신용평가사 중 유일하게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으로 유지하고 있다.

    피치는 지난 8월1일(현지 시각)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전격 강등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2011년 미국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강등했다.

    피치는 신용등급을 낮추며 "앞으로 3년간 예상되는 미국의 재정 악화와 국가채무 부담 증가, 거버넌스의 악화 등을 반영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미국의 부채한도 상향 문제를 두고 정치권이 마지막 순간까지 대치하는 일이 반복되는 것에 대해 지배구조가 악화했다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2011년 S&P도 국가부채 상한 증액에 대한 정치권 협상 난항 등을 강등 배경으로 지목했었다.

    무디스의 이번 신용등급 전망 하향은 적잖은 경고로 해석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앞선 피치의 신용등급 강등 조처도 상당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미·중 패권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미국의 70%까지 따라오는 등 미국이 과거 같은 성장을 보이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글로벌 경제도 곳곳에서 어려움을 호소한다"며 "금리는 오르고 아르헨티나 등 세계 22개국에서 사실상 외환위기를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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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디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