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Q 누적 영업익 600억… 전년比 80% 줄어IT기기 등 전방산업 성수기 효과 부진 영향'삼성전기 체질개선' 이끌며 분위기 반전… 신사업 '방열기판' 첫 시험대
  • ▲ 이윤태 LX세미콘 사장. ⓒLX세미콘
    ▲ 이윤태 LX세미콘 사장. ⓒLX세미콘
    LX세미콘의 실적이 올 들어 급감한 가운데 '삼성맨'을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LX세미콘은 올 3분기 매출 4127억원, 영업이익 14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8%, 75.3% 감소했다.

    LX세미콘의 부진은 올 들어 지속되고 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61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2979억원 대비 약 80% 줄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분기에도 7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연간 10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LX세미콘은 시스템반도체 팹리스 업체로, 디스플레이 패널을 구동하는 핵심 부품 디스플레이구동칩(DDI)을 주력 제품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전 세계 TV 판매가 부진한 데다 스마트폰, PC, 노트북 등 IT 제품도 출하량이 줄면서 지난해부터 실적이 악화됐다.

    김소원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LX세미콘은 전방 수요의 계절적 성수기 효과가 제한적"이라며 "소형 DDI 사업부의 매출은 예상치를 크게 하회했는데, 이는 고객사의 P-OLED 패널 출하 지연에 따른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실적 부진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LX세미콘은 삼성 출신인 이윤태 사장을 CEO로 앉히는 인사를 단행했다.

    이 사장은 서울대 전기공학 학사, 카이스트 전기공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개발실장, 삼성디스플레이 LCD 개발실장, 삼성전기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특히 삼성전기의 경영을 맡은 뒤 과감한 투자와 전면적인 체질개선을 추진해 삼성전기의 사상 최고 실적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4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한 이 사장은 '선택과 집중'에 기반한 사업체질 개선에 속도를 냈다. 취임 직후부터 TV와 연관된 파워·튜너사업을 정리하고 적자가 지속된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 모터사업을 처분하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한 바 있다. 전자식가격표시제(ESL)도 파워·튜너와 함께 분사했다.

    반면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호황을 예상하며 선제적 투자를 결정, 현재까지도 삼성전기의 주력 사업인 MLCC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사장은 지난 2017년 주주총회에서 "미래 성장을 위한 신사업으로 MLCC 기종을 다양화해 글로벌 거래선 공급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사장의 경영 역량이 팹리스 기업인 LX세미콘에서도 통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중장기 성장 도모를 위한 신사업을 이 사장이 직접 지휘하게 되면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LX세미콘은 지난해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 약 3000평 규모 부지에 방열기판 생산을 위한 공장을 짓고, 현재 장비 반입 중이다.

    방열기판은 전력반도체의 동작 수명 및 안정성에 큰 영향을 주는 핵심 소재로, 전력소자의 열을 외부로 확산시키기 위해 높은 열전도성을 갖는 기판을 통칭한다. 방열기판 시장은 친환경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시장과 함께 높은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로 오는 2029년까지 연평균 26%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LX세미콘 측은 "차별화된 기술 확보를 통해 성장성이 높은 질화규소 및 질화알루미늄 시장 중심의 방열기판을 공급하고자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존 DDI 사업도 내년 애플의 OLED 아이패드 탑재에 따른 고객사 다변화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최근 발표한 '애플의 아이패드 패널 구매 계획 및 전망' 보고서를 통해 애플이 내년 중 11형과 12.9형 아이패드 프로 제품에 OLED 패널을 탑재할 것으로 예측했다. 패널 공급량은 총 1000만대 수준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2024년 1분기부터 OLED 아이패드용 패널의 시양산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LX세미콘도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