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반도체‧파두 등 3분기 실적 악화 속 주가 급락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 유효…中 수출통제 완화 기대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한미반도체, 파두 등 국내 주요 반도체주들의 주가가 3분기 어닝쇼크에 줄줄이 급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만 향후 반도체 업종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들은 특히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미‧중 정상회담 등 이번 주 진행되는 주요 매크로 변수에 주목하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반도체 장비주 한미반도체 주식은 전 거래일보다 12.82%(8500원) 하락한 5만7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3분기 부진한 실적을 거둔 여파에 주가가 급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앞서 지난 10일 장 마감 후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311억9900만원, 영업이익 29억300만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61.2%, 91% 감소한 수준이다. 당기순이익은 62.1% 줄어든 146억6800만원을 기록했다.

    류형근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미반도체의 3분기 실적은 부진했고, 주가는 연초 대비 4~5배 올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도 큰 상황"이라며 "회사의 단기 주가는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류 연구원은 다만 "한미반도체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력을 보유해 고객사가 늘어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6만4000원에서 7만7000원으로 상향했다.

    올해 8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설계 기업 파두 또한 최악의 어닝쇼크를 기록하며 주가가 연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앞서 파두는 지난 8일 발표한 3분기 실적에서 매출을 3억2081만원으로 집계, 약 1조6890억원의 시가총액을 기록한 기업으로는 매출이 과하게 적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파두의 주가는 실적 발표 이튿날인 지난 9일 하한가를 기록했다. 지난 10일에도 21.93%나 급락했다.

    이날 회사는 장문의 성명을 통해 해외 업황과 시장환경을 설명하고 자사의 2~3분기 발주 감소 원인에 관해 설명했으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소폭(0.37%) 오른 1만90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공모가 3만1000원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향후 반도체 업종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내년 글로벌 D램 시장은 663억달러로 올해 대비 41.0% 증가하고, 낸드 시장은 475억달러로 25.3% 증가할 것"이라며 "고객사들의 재고 확충 수요가 개선되면서 회복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 업황 개선세도 긍정적이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10월 평균 고정거래 가격은 전월보다 15.4% 상승한 1.50달러를 기록했다. D램 고정거래가가 오른 것은 지난 2021년 7월(7.89%) 이후 2년 3개월 만이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인 수요는 계속해서 완만하지만, 낸드 공급업체들은 가격이 이미 원가 수준을 밑돌고 있어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격 인상을 지속할 것"이라며 "가격 상승은 적어도 2024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는 15일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이 예정된 것도 반도체 업종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번 회담을 통해 중국은 수출통제 완화, 투자 확대 등에 주력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모든 조건이 수용되긴 어렵겠지만 정상 간의 만남이 결정된 만큼 일정 부분 결과를 도출할 가능성이 크다"라며 "지정학적 리스크, 글로벌 경제 및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심리가 진정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더해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수급적인 측면에서는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라며 "외국인 수급이 하방을 지지하는 가운데 이번 주 채권금리 하향 기대, 미‧중 정상회담의 서프라이즈 모멘텀 유입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기술주에 대한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