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창단 한국시리즈 세번째 우승… 구광모 회장 직관 눈길구자경, 구본무 회장 '야구사랑'… 구본준, 구본능 회장도 '야구광'구본무 회장 남긴 우승상품 '롤렉스'·우승주 '이와모리 소주' 주인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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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트윈스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면서 LG가(家)의 남다른 야구 사랑이 주목받고 있다. 1990년 옛 MBC 청룡 야구단을 인수해 'LG트윈스'라는 이름으로 LG그룹의 애정을 받으면서 창단 이후 세번째 우승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3일 한국시리즈 최종 우승에 성공한 LG트윈스 3대 구단주 구광모 회장은 "29년이라는 오랜 기다림 속에서도 변함없이 LG트윈스를 사랑해주시고 응원해주신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매 순간 최고의 감동을 선사해 준 자랑스러운 선수단과 스태프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구 회장은 "오늘 승리는 여기 계신 모든 분들과 LG트윈스를 사랑해주시는 모든 분들이 함께 일궈낸 값진 승리"라며 "오늘 모두 다같이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길 바란다"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구 회장은 LG트윈스 구단주로서 29년 만에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에 도전하는 팀을 응원하기 위해 두차례 잠실야구장을 찾았다. 구 회장은 유광점퍼를 입고 열띤 응원에 동참하고 셀카를 찍는 등 그동안 여러 공식 석상에서 보기 힘들었던 인간적 면모를 보여줘 눈길을 끌었다.




  • ▲ 구본무 선대회장이 남긴 '이와모리 소주' ⓒLG
    ▲ 구본무 선대회장이 남긴 '이와모리 소주' ⓒLG
    재계에서도 LG 총수일가는 손 꼽히는 야구광으로 널리 알려져있다. 2대 회장인 구자경 회장이 럭키금성그룹 시절부터 프로야구 창단을 수차례 시도했을 정도로 야구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나타냈다.

    지난 1982년 한국프로야구 원년 팀 창단에 합류하지 못한 LG는 이후에도 야구팀 창단을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 그러다 1990년 원년 팀 중 하나였던 MBC 청룡을 인수하며 LG트윈스로 이름을 바꾸고 자사 야구팀을 처음 출범했다.

    LG트윈스는 출범 첫 해인 1990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후 1994년에도 두번째로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는데 성공했지만 이후 29년 간 우승과는 먼 시절을 지내온 것이다.

    3대 회장인 구본무 회장은 LG 총수일가 중에서도 야구와 LG트윈스에 남다른 애정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LG트윈스 창단 원년인 1990년부터 2007년까지 구단주를 맡으며 팀에 지원을 아끼지 않은 여러 일화들이 현재까지 회자될 정도다.

    구 선대회장은 해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한 LG트윈스 스프링캠프를 직접 방문하는 것을 연례행사로 여겼다. 여기서 선수들 이름 하나 하나 기억해 불러주며 격려에 나서는 동시에 자신의 외가인 경상남도 진주시 단목리로 선수단을 초청해 '단목행사'를 열고 우승 기원 고사를 지내기도 했다. 지난 2007년에는 당시 김재박 감독과 1·2군 코칭스태프 전원을 서울 한남동의 구 회장 자택으로 초청해 바비큐 파티도 열었다.
  • ▲ 구본무 선대회장이 남긴 우승상품 '롤렉스 시계' ⓒ연합뉴스
    ▲ 구본무 선대회장이 남긴 우승상품 '롤렉스 시계' ⓒ연합뉴스
    이번에 29년 만에 LG트윈스가 한국시리즈 결승에 오르면서 함께 주목받게 된 MVP 선수 선물도 구 회장이 남긴 팀에 대한 애정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지난 1997년 한국시리즈에서 LG트윈스가 아깝게 준우승에 그친 뒤 구 회장이 다음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한 MVP 선수에게 주기 위해 당시 기준 8000만 원 상당의 롤렉스 시계와 자축 자리에서 함께 마실 고급 일본술인 이와모리 소주를 남겼다. 

    이후 구 회장이 LG트윈스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보지 못하고 지난 2018년 별세하면서 이 시계와 소주는 구 회장의 유품이 됐다. 구단 금고에 보관돼있던 롤렉스 시계는 현재 약 1억 6000만 원 수준까지 가치가 오른 것으로 알려졌는데 25년 만에 LG트윈스 주장이자 MVP인 오지환이 그 시계의 새로운 주인이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