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치열한 순위권 다툼 3분기 들어 윤곽한투>삼성>NH>미래에셋 順…순위 굳히기 양상일회성 비용 지속 영향…4분기도 리스크 관리 관건
  • 올해 자기자본 기준 빅5 증권사들의 실적 순위권 다툼이 한층 치열해진 가운데 3분기 들어 한국투자증권이 격차를 벌리며 1위 자리를 굳히고 있다. 2위인 삼성증권은 분기별 안정적인 실적을 시현하면서 한투를 뒤쫓고 있다. 빅5 증권사 당기순이익 순위 경쟁엔 부동산 투자 평가손실 등 일회성 비용이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기자본 상위 5개 증권사(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연결기준)은 2조467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조9878억원) 대비 25% 증가한 수치다.

    한국투자증권의 3분기까지 순이익은 623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4390억원)보다 42% 늘면서 가장 많은 순이익을 기록했다. 뒤이어 삼성증권은 5551억원의 순이익을 벌어들이며, 지난해(4120억원)보다 35% 늘었다. 

    지난해 3분기 채권평가 손실 등으로 실적이 크게 위축됐던 NH투자증권은 기저효과와 브로커리지 호조 등에 힘입어 전년(2338억원) 대비 100% 늘어난 4674억원을 올해 3분기까지 벌어들였다. KB증권의 3분기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은 3656억원으로, 지난해(3091억원) 대비 18% 늘었다. 

    미래에셋증권은 누적 기준 5739억원의 당기순익을 벌어들이며 빅5 증권사 중 유일하게 지난해(5739억원) 대비 줄었다.

    ◆빅5 증권사 순익 경쟁 치열…한투 1위·삼성 2위 다져

    올해 치열했던 빅5 증권사들의 자기자본 기준 실적 순위권 다툼이 3분기를 넘어서면서 윤곽이 나오고 있다.

    상반기 동안 순위가 엎치락 뒤치락했던 한국투자증권은 선두를 굳건히 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해외 부동산 투자 대규모 손실 발생로 부진한 가운데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시현한 NH투자증권에 분기 순익 선두자리를 내줬던 한국투자증권은 3분기 부동산 관련 신규 충당금 규모 등이 줄면서 타사들과 격차를 벌렸다. 

    지난 1분기 순익 규모 4위였던 NH투자증권은 2분기 선두에 올랐지만 3분기 순익이 전분기 대비 44% 급감하면서 다시 3위로 밀렸다. 채권 랩(Wrap) 관련 손실 200억원, 파생결합증권(DLS) 관련 소송 패소 손실 300억원, 일본 태양광 발전소 평가손실 300억원으로 총 800억원 수준의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영향이다.

    반면 NH투자증권과 3~4순위 경쟁을 줄곧 벌였던 삼성증권은 전분기(1515억원) 대비 비슷한 수준(1510억원)을 유지하면서 두 회사 간 누적 순익 격차가 900억원 가까이 벌어졌다. 

    삼성증권이 약진한 건 차액결제거래(CFD),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일회성 비용 발생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웠기 때문이란 평가다.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 간 격차는 700억원 수준으로 분기별로 엎치락 뒤치락했던 빅5의 순위 싸움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모습이다. 상반기 기준 두 회사의 순익 격차는 260억원 수준이었다.

    4분기 증권업계가 영업환경 악화로 전반적으로 어려운 가운데 리스크 관리 역량이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증권사들의 실적은 리스크 관리 역량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4분기 증권업 영업환경은 악화되고 있으며 당분간 상승 모멘텀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