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중고차 위주 재편, 렌터카 등 추가진입소비자들은 환영, 업계 경쟁과열 조짐 보여중고차 눈높이 상향, 소상공인 어려움 호소
  • ▲ 중고차 매매단지에 차량들이 늘어선 모습 ⓒ뉴데일리
    ▲ 중고차 매매단지에 차량들이 늘어선 모습 ⓒ뉴데일리
    현대차를 비롯한 대기업이 중고차 시장에 뛰어들면서 정화작용이 기대되는 가운데, 치열한 경쟁으로 과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경쟁력이 떨어지는 중소업체들의 경우 도태될 가능성이 커진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가 인증중고차 사업을 시작한 이후 대기업의 중고차 사업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대기업이 국내에서 확장하는 사업이 골목상권 침해로 사회적 비판을 받는 와중에 중고차 시장에서는 소비자들이 오히려 환영한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대기업 참여로 시장에 만연한 낮은 신뢰도 문제가 해결될 것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KG모빌리티 등 완성차 업체가 시장 진출을 피력한데 이어 렌터카 업체들도 중고차 시장에 뛰어드는 모습이다. 보유 중인 렌터카 매물을 바탕으로 기존 B2B 중고차 매매에서 B2C 영역으로 확대한다는 취지다. 제조사향 중고차가 자사 브랜드 한정과 판매대수 등 제한이 걸린 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SK렌터카는 지난달 31일 인증중고차 동탄센터를 개소하고, 월 100대 규모로 시범 판매에 나섰다. 롯데렌탈은 중고차 장기렌탈 서비스 ‘마이카 세이브’를 출시했다.

    중고차 매매업은 2019년 2월 6년만에 중소기업 적합 업종에서 해제됐다. 이후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가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지 않으면서 대기업 진출에 탄력이 붙었다. 게다가 제조사인 현대차·기아가 직접 나서면서 판이 더 커지는 양상이다.

    품질 검수 과정을 거친 인증중고차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동시에 치열한 경쟁에 따른 과열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차급 중고차를 확보하기 위한 물밑 작업이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기아 임직원에게 지급되거나 판매됐던 차량 상당수가 자사 인증중고차 채널로 유입되면서 물량 확보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인증중고차를 표방하는 업체들은 치열한 경쟁에 따른 프로모션도 확대되는 추세로, 일종의 위기감도 감지된다. 케이카는 3일 책임 환불제를 7일로 확대하는 프로모션을 19일까지 진행 중이다. 리본카는 블랙 프라이데이를 맞아 최대 550만원 할인 혜택을 30일까지 제공한다.

    기존 중고차 업계는 가격대가 높은 인증중고차와 기존 중고차 시장이 분리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같은 옵션에 비슷한 주행거리인 차량을 비교했을 때 가격 차이가 5~10% 차이날 정도로 인증중고차 가격 부담이 클 뿐더러, 신차급 인증중고차는 출고 가격에 준하는 수준으로 책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매상사와 중소업체 등 소상공인은 존폐위기에 놓인 처지다. 대기업의 중고차 진출 이후 약 3주간 경기도권 매매단지를 떠난 사업자들만 2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제조사까지 뛰어든 중고차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는 전언이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인증중고차와 비교해 품질과 서비스 등 다양한 방면에서 뒤쳐지면서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어려워졌다”며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과 비대면 중심으로 시장이 바뀌고 있다는 점도 기존 업체들이 따라가기 버거운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