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연속 영업손실…누적영업익 -902억원 대구에 주택공급했다 '쪽박'…미분양 '적체'차입의존도 1.11→172% '급증'…무차입 종결 영랑호리조트 자본만큼 빚…부채비율 94.8%
  • ▲ 부산 해운대구 '빌리브 패러그라프 해운대' 현장. 231106 ⓒ신세계건설
    ▲ 부산 해운대구 '빌리브 패러그라프 해운대' 현장. 231106 ⓒ신세계건설
    신세계건설이 또다시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실적부진-자본감소-차입증가 순 악순환 고리에 접어든 모양새다. 그룹도 지원사격에 나섰지만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점쳐진다.

    20일 분기보고서 분석결과 신세계건설은 3분기 별도기준 매출 3208억원, 영업이익 -485억원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 경우 전분기 4870억원에 비해 34.1% 감소하면서 2022년 1분기 2534억원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3454억원에 비해서는 7.14% 줄어들면서 앞서 5개분기동안 이어진 전년대비 성장세가 꺾였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65억원에서 적자전환하면서 8개분기연속 전년대비 감익기조가 이어졌다. 전분기 -308억원에 비해 손실폭이 확대하면서 최근 10년새 가장 큰 적자폭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15.1%로 2013년이후 10년 동안 가장 낮은 실적을 나타냈다.

    특히 4분기연속 영업손실을 시현하면서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902억원을 기록, 2013년 동기 -166억원이후 10년 만에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원자재 및 인건비 상승에 따라 지난해부터 예정원가 재산정으로 공사비 부담이 확대돼 3분기 누적 원가율은 99.2%를 기록했다. 최근 10년간 동기기준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앞선 9년 평균 원가율은 92.0%다.

    또한 시황이 좋지 않은 대구에 있는 △빌리브 헤리티지 22.6% △빌리브 루센트 21.6% △빌리브 라디체 22.9%(이상 3분기 말 분양률) 등 분양률이 저조한 사업장에서 대손인식(대손상각비 463억원)이 본격화돼 실적이 대폭 저하됐다.

    해당사업장 분양이 조기에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판관비는 최근 10년새 최대치인 992억원으로 치솟았고 판관비율도 2013년 9.07%이후 가장 높은 8.55%를 기록했다.

    또다른 문제는 이어지는 영업현금흐름 부진에 따라 재무구조까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현금흐름 둔화로 자본총액이 전년동기 2233억원에 비해 10.4% 감소한 1999억원으로 줄어든 가운데 유동성 확보를 위한 선제 자금조달 등으로 차입 규모가 크게 늘어났다. 자본총액이 전년대비 줄어든 것은 2014년 9.48%이후 처음이다.

    3분기말 차입 규모는 3442억원으로 전년동기 25억원에 비해 137배 뛰었다. 3분기 기준 최근 10년새 가장 많은 규모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1.11%에서 172%로 급증했다.

    2021년말까지만 하더라도 실질적인 무차입 기조를 유지했으나 현금창출력 저하와 함께 미분양주택 사업장 관련 공사비회수 지연, 골프장 증설부지 매입 등 자금소요로 차입 규모가 확대됐다.

    차입 증가로 부채 규모도 같은기간 5714억원에서 9400억원으로 64.4% 급증했고 이자비용도 12억원에서 125억원으로 10배 가까이 뛰었다. 부채 규모와 이자비용 모두 최근 10년새 최대 규모다.
  • ▲ 신세계건설 주요 진행사업 현황. ⓒ한국기업평가
    ▲ 신세계건설 주요 진행사업 현황. ⓒ한국기업평가
    부진한 영업성적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실적반등이 필요하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당장은 먹거리가 줄어들고 있다. 3분기 수주잔액은 모두 2조1852억원으로 전년동기 2조9583억원에 비해 26.1% 줄어들었다. 잔고가 2년연속 줄어들면서 지난해 연매출 1조4323억원의 1.52배 수준에 그쳤다.

    자체개발사업을 위해 확보한 용지 규모도 2018년 586억원 규모에서 올해 48억원까지 5년동안 매년 감소세를 보였다.

    게다가 분양률이 저조한 사업장 경우 분양경기 위축에 따른 추가 대손인식 가능성이 있다.

    최한승 한국기업평가 실장은 "높은 원가부담, 분양경기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단기간내 수익성 개선 여력은 제한적"이라며 "다수 프로젝트가 분양위험이 높은 대구에 위치한 점을 감안할 때 추가 대손인식 가능성, 공사대금 회수지연에 따른 현금흐름 저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홍석준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기존 대구 주요현장 미분양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2022~2023년 분양을 개시한 부산, 대구, 서울 사업장에서도 잇따라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며 "지방 주택·오피스텔 등 분양경기 침체가 지속할 경우 기존 미분양사업장과 관련해 추가적인 영업 및 재무적 부담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옛 포항역 부지 개발사업 등 지방 신규추진사업 진행 과정에서 사업성 및 분양리스크 통제 수준 등에 대해서도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한기평과 한신평은 신세계건설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양사는 "예정원가 재산정, 미수금에 대한 대손인식 등 민간건축사업 분양실적 부진으로 영업손실이 지속하고 있고 현금흐름 저하와 순손실에 따른 자본감소 등으로 재무부담이 확대되고 있으며 추가 대손인식 가능성이 상존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시일이 걸릴 전망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홍석준 실장은 "최근 저하된 투자환경에서 계열 신규수주가 지연되는 가운데 대부분 진행현장 원가율이 높은 수준이고 미분양사업장 관련 영업자산 추가적인 손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단기간내 큰폭의 영업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신세계그룹에서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그룹 측은 신세계건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신세계영랑호리조트를 흡수합병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존속회사는 신세계건설이고 신세계영랑호리조트는 소멸하는 방식이다. 합병법인과 피합병법인 최대주주인 이마트는 신세계건설 지분 42.7%, 신세계영랑호리조트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합병완료시 신세계건설 지분은 42.7%에서 70.46%로 변동될 예정이다. 합병기일은 2024년 1월25일이다.

    신세계건설 측은 "합병을 통해 자산증가와 부채비율 감소 등 재무안정성이 개선될 것"이라며 "회사 신용도 향상은 물론 기업경쟁력을 높여 미래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마련해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합병을 통해 자본이 확충되는 동시에 피합병법인 부채 역시 고스란히 전가되기 떄문이다.

    지난해말 감사보고서를 보면 신세계영랑호리조트 자본총액은 274억원이고 부채 규모는 230억원이다. 최근 5년 평균 부채비율이 94.8%인 점을 감안하면 늘어나는 자본 만큼 채무를 함께 떠안는 셈이다. 또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보유 현금성 자산 등을 고려하더라도 합병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게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