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만·최희문→김미섭·장원재 차세대 등장내년 3월까지 CEO 교체 예정 증권사 12곳 연말연초 인사철 앞두고 수장 거취 이목 쏠려
  • 증권업계를 이끌던 상징적인 최고경영자(CEO)들의 세대 교체 바람이 일고 있다. 오랜 시간 회사를 진두지휘한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이 후배들에게 길을 내준 가운데 연말연초 인사철을 앞두고 임기 만료되는 증권사 수장들의 거취에도 이목이 쏠린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메리츠증권은 신임 사장에 장원재 세일즈앤트레이딩 부문장을 선임한다고 밝혔다. 14년 만의 대표 교체다. 

    지난 2010년부터 메리츠증권 대표로서 회사의 비약적 성장을 이끈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이 메리츠금융그룹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는 지난해 메리츠화재와 증권을 100% 자회사로 통합해 새로 출범한 '원-메리츠' 체제 구축 후 첫 임원 인사다.

    장 신임 대표는 1967년생으로 삼성증권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를 거쳐 지난 2016년부터 메리츠화재 CRO 겸 위험관리책임자, 메리츠금융지주 CRO 등을 역임했다.

    회사 관계자는 "자회사 CEO 등 핵심 경영진에 젊고 유망한 인재를 적극 등용하는 한편 그룹 내 차세대 그룹 CEO 후보로 발탁해 경영 안정을 도모하는 안정적 CEO 승계 프로그램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3일 미래에셋증권도 오랜 시간 회사를 이끌던 최현만 대표이사 회장의 용퇴를 발표하며 증권업계 세대 교체 신호탄을 쐈다. 

    지난 1997년 미래에셋 창업 멤버로 참여한 최 회장은 샐러리맨 성공신화를 써온 상징적인 인물이다. 최 회장은 자본금 500억원에 설립된 미래에셋증권이 2021년 금융투자업계 최초로 자기자본 10조원을 달성하는 등 국내 최대 규모 증권사로 성장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후임인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신임 부회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 해외법인 대표,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를 역임한 후 미래에셋증권의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며 성과를 이끌어냈다. 해당 인사엔 과감한 세대교체와 기본 인사 원칙인 성과와 전문성이 최우선으로 고려됐다는 평가다. 

    회사 관계자는 "미래에셋은 글로벌 경제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역동적으로 대응하고 100년기업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2기 전문경영인 체제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말했다.

    상징적인 인물들의 잇단 교체에 연말연초 대대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증권업계에 불건전 영업 관행, 주가 조작 등 논란이 연이어 불거진 가운데 금융당국이 내부통제의 최종 책임자인 CEO들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어서다.

    내년 초까지 CEO 임기가 만료되는 증권사는 10곳이 넘는다.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와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는 내달 임기가 만료된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 박봉권 교보증권 대표, 김 신 SK증권 대표, 곽봉석 DB금융투자 대표 등은 임기가 내년 3월까지다.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와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는 내달 임기가 만료된다.

    이외에도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는 최근 발생한 영풍제지 미수금 사태에 대한 책임으로 사임 의사를 밝힌 상태다. 

    대형 증권사 한 관계자는 "지난해와 달리 올해 내부통제 이슈나 저조한 실적 등으로 주요 증권 CEO 상당수가 교체될 것이란 시각이 많다"면서 "적지 않은 회사가 변화와 혁신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