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임단협 상견례 시작사회적 비판에 노사 움찔"전년 보다 50%포인트 가량 삭감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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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권이 '성과급'을 두고 고심에 빠졌다.

    내부에선 역대급 실적에 걸맞는 보상을 기대하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싸늘한 여론 앞에 섣불리 말도 못 꺼내는 분위기다.

    당장 올해 성과급은 전년 수준 보다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은행 중 우리은행을 제외한 4개 은행은 2023년 임금‧단체협상(임단협) 체결을 위한 킥오프(상견례)를 마쳤다. 우리은행은 이달 말 시작한다. 

    은행권 노사는 공히 올해 임단협 수준이 예년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은행 노조 관계자는 “올해 은행 영업실적은 좋은 편이지만 이자장사 비판에 임단협이 쉽지 않은 분위기”라면서 “은행끼리 성과급 규모를 놓고 해마다 벌이는 눈치싸움도 더 치열해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올해 성과급 협상은 전년대비 50%포인트 가량 삭감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시중은행들은 기본급의 280~400%에 달하는 성과급을 받았다. 

    국민은행은 작년 성과급으로 기본급의 280%를 책정했고, 특별격려금도 직원당 340만원을 제공했다. 

    신한은행은 기본급의 361%를, 하나은행은 350%, 우리은행은 280% 규모의 성과급을 각각 지급한 바 있다. 

    NH농협은행은 기본급의 40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는데 전년 대비 50%포인트나 늘어난 규모다. 

    역대급 성과급 잔치는 고금리 이자장사에 따른 호실적 덕분인데 올해 역시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

    전날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3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 자료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1∼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9조500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8.2% 증가했다.

    실적 고공행진은 고금리 속 대출 증가에 따른 이자이익이 이끌었다.

    국내은행의 1∼3분기 이자이익은 44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 증가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그러나 은행권을 바라보는 여론은 차갑다. 

    윤석열 대통령까지  ‘갑질’, ‘종노릇’이란 직설적인 표현을 써가며 은행권을 압박했고 당정은 상생금융 확대를 주문하고 나섰다.

    야당은 아예 초과이익 환수를 위한 ‘한국형 횡재세’ 도입을 추진 중이다.

    여기에 고금리‧고물가에 벼랑 끝에 내몰린 가계와 기업들의 사정은 최근 여러 수치로 동시다발 확인되고 있다.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이 공시한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무수익여신 잔액은 지난해 말 2조2772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2조8988억원으로 27.3% 급증했다. 무수익여신은 원리금은커녕 이자조차 받지 못하는 대출을 뜻한다. 

    올해 들어 무수익여신이 급증하는 등 자산건전성 리스크가 커지면서 은행 부실에 대비한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