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영업점 대상 연말 정규 감사 진행통상 연초 진행…때아닌 점검에 긴장감 커져PB 횡령 사건 당국 지적에 리스크관리 철저
  • 미래에셋증권이 연말 인사철을 앞둔 영업점 기습 감사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지점 프라이빗뱅커(PB) 횡령·사기 사건에 대해 조사에 착수하는 등 압박이 커지자 자체적으로 강도 높은 감사를 통한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전 자산관리(WM) 영업점을 대상으로 연말 감사를 진행 중이다.

    매년 진행되는 정규 감사지만 여느 해와 사뭇 다른 분위기에 직원들의 긴장감이 높단 전언이다.

    지점 한 직원은 "연말엔 인사 이동이나 지점 발령으로 어수선해 상시 감사는 연초에 나오는 게 보통인데 올해엔 연말에 갑작스럽게 나왔다"면서 "이번엔 아무래도 내부통제 강화를 강조하는 당국의 움직임 등을 고려했다고 보고 있다. 그만큼 철저히 하고 가겠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달 초 WM 지점장 인사를 단행한 데 이어 같은 달 말께 발표될 예정인 지점 팀장급 인사를 앞두고 있어 술렁이는 지점이 많다.  

    또 다른 직원은 "과거 정규 감사는 날짜 등 조사 계획을 미리 알렸지만 증권업계 전반적으로 내부통제가 강화된 3~4년 전부터는 예고 없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예년엔 요구 자료나 감사 일정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예상이 어렵다"고 말했다.

    기습 감사가 이뤄진 타 지점들의 이같은 분위기가 전해지면서 스케줄상 아직 진행되지 않은 지점 직원들 역시 긴장감 속에 대비하고 있다. 

    팀장급 한 직원은 "그간 문제 없이 업무를 했더라도 혹시라도 놓친 부분은 없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유독 강도 높은 지점 감사가 진행되는 건 미래에셋증권 전 PB의 700억원대 횡령·사기 사건이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해당 직원은 한 벤처캐피털 기업 일가의 자산을 관리하면서 펀드 수익을 낸 것처럼 조작해 734억원을 편취하고 손실을 숨기기 위해 피해자 명의로 대출을 받거나 주식을 매매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바 있다. 

    회사는 피해자 측에서 300억원대 부당이득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하자 뒤늦게 금융당국에 알렸다.

    때문에 올해 국정감사에선 금융사고 보고 체계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왔고, 당국은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회사는 내부통제 강화는 물론 혁신을 골자로 한 세대 교체 인사를 통해 책임경영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지난달 23일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 등 창업 멤버들 용퇴와 함께 미래에셋그룹의 제2의 창업을 선언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증권업계에 불건전 영업 관행 등 논란이 연이어 불거진 가운데 금융당국이 내부통제와 책임경영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높다"면서 "영업점들에 대한 점검을 강화함으로써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