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브랜드 초록베베, 론칭 이후 영유아 상품 매출 35% 증가하림·본아이에프 등, 프리미엄 영유아식 시장 공략 나서롯데웰푸드·풀무원 등은 연달아 이유식 사업 철수
  • ▲ 초록베베 순한볶음밥 3종ⓒ초록마을
    ▲ 초록베베 순한볶음밥 3종ⓒ초록마을
    "일반 제품에 비해 가격이 두 배 가까이 비싸지만 유기농 식재료나 이유식 제품을 구매합니다. 맞벌이 부부인데, 외동 아이 하나 키우면서 먹는 것에는 아끼지 말자는 생각입니다." (강서구에 거주 중인 2살 아기 엄마 허모 씨)

    5800억원 규모 영유아식 시장 판도가 바뀌고 있다.

    저출산 추이에 따라 영유아 인구가 감소세를 보이며 다수 브랜드가 종적을 감추고 있는 반면 '프리미엄' 식재료와 브랜드 이미지로 차별화에 나선 브랜드는 외려 매출이 늘며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친환경 프리미엄 브랜드 '초록베베'를 론칭한 초록마을의 영유아 상품 관련 지표는 유의미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10월 기준 영유아 상품을 구매한 활성 고객의 숫자는 초록베베 론칭 전인 6월보다 30% 늘었다. 같은 기간 영유아 상품 관련 월매출은 35% 증가했다.

    초록마을 최고마케팅책임자 이소해 이사는 초록베베 론칭 당시 "최근 부모들이 아이의 식품 안전성에 대해 갖는 기준이 높아져 기존 역량이 부족한 업체들이 섣불리 도전하기 어려운 시장이 됐다"며 유기농, 친환경의 강점을 내세워 영유아식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고 밝힌 바 있다. 

    초록베베는 그랜드 론칭 이후 제철 한정 운영 상품을 포함해 70여종 제품을 냈다. 이달에는 볶음밥을 출시하며 HMR로 라인업을 확장했다. 연내 육수, 푸룬 퓨레, 두유 등 10종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베이비본죽' 운영사 순수본도 수 년간의 적자를 청산하고 2020년 흑자로 전환한 뒤 이유식 경쟁력 강화를 위해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월령을 세분화했고, 소품종 대량생산이 아닌 다품종 소량 생산방식 전략을 택했다.

    6월부터는 베이비본죽이 직접 배송하는 드림배송 지역을 기존 53곳에서 5곳 확장했다. 서울 24곳, 인천 8곳, 경기 19곳, 전라 2곳 등에서 운영한다. 

    하림은 '더미식' 등 일부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에 힘입어 최근 어린이식 브랜드 '푸디버디'를 론칭했다. 합성첨가물을 넣지 않고 100% 국내산 유기농 쌀과 국내산 생채소, 한우와 국내산 생계육·생돈육 등 고품질 원료를 사용한다는 것이 하림 설명이다. 
  • ▲ 디자인밀 완료기이유식 판매 페이지ⓒ풀무원 홈페이지
    ▲ 디자인밀 완료기이유식 판매 페이지ⓒ풀무원 홈페이지
    한편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사업을 접은 기업도 다수다.

    지난해 롯데제과(현 롯데웰푸드)는 이유식 브랜드 파스퇴르 '아이생각' 판매 서비스를 4년만에 접었다.

    풀무원도 '베이비밀' 이유식과 유아식 사업을 올해 말 접는다. 13년만의 사업 종료다. 올초 풀무원은 이유식·유아식 서비스를 디자인밀과 통합했는데, 영유아식을 제외한 케어식과 칼로리 영양 균형식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유식 판매순위 톱10 안에 들던 내담에프앤비 엘빈즈도 위기를 겪고 있다. 지난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원재료 함량을 속여 판매한 사실이 적발됐고, 소비자의 구매 하락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엘빈즈는 9월부터 '한우묽은죽' 등 이유식 5종, '오징어새우한우아기밥' 등 밥과 반찬 5종을 단종하며 라인업을 축소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출산 인구는 줄었지만 자녀에게 물질적, 심리적으로 크게 정성을 쏟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며 "배송, 제품력 등에서 차별화하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려운 시장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