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분기 연속 적자… 순차입금만 2조5000억원 규모베트남 PP·DH 공정 첫 흑자냈지만 순손실은 확대영구채‧CP 등 자금조달 총력에도 부채비율 34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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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효성화학
    지주사 분할 이전 효성그룹의 캐시카우였던 효성화학의 위상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효성화학은 2021년 4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8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골칫덩어리였던 베트남 법인은 정상화됐지만 글로벌 경기침체와 전방수요 부진에 따른 주력 제품의 판매가격 약세 등으로 재무구조 안정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연결기준 3분기 누적 매출액 2조1050억원, 영업손실 1514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4.2% 줄었지만 적자폭은 37.1% 개선됐다. 같은 기간 순손실도 5.6% 감소한 2728억원으로 집계됐다. 

    프로판 등 원자재 가격 안정화에 따른 스프레드(제품가격에서 원자재 가격을 뺀 값) 확대로 적자폭이 개선됐고 베트남 법인이 풀가동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그간 아픈손가락으로 꼽혀오던 베트남 PP·DH 공정은 2020년 가동 이후 첫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다. 효성화학에 따르면 베트남 PP·DH 공정은 3분기 매출액 2144억원, 영업이익 12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48.5%에서 0.5%로 크게 개선됐다. 

    앞서 효성그룹은 효성화학의 주력 제품은 폴리프로필렌(PP)의 수직계열화와 동남아 생산거점 구축을 위해 1조5000억원을 투입, 2018년 베트남 법인인 효성비나케미칼(Hyosung Vina Chemicals Co., Ltd.)을 설립한 바 있다. 효성비나케미칼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순차적으로 생산시설을 완공, 지난해 수직계열화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설비 결함으로 인해 4~5번의 정기보수에 돌입하면서 가동률이 저하됐고 생산도 급격히 줄어들었다. 동시에 PP 시황 둔화, 프로판 가격 급등 등 악재가 맞물리며 13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다행히 올해 7월 기점으로 완전 정상화에 들어섰으며 현재까지 가동률 110% 수준으로 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생산 급감과 막대한 투자가 이어지며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태다. 베트남 법인의 순손실 규모는 2020년 544억원, 2021년 605억원에 이어 지난해 3137억원 등으로 확대됐다. 올해도 들어서도 1분기 641억원, 2분기 2443억원, 3분기 2250억원 등으로 3분기까지 누적 5334억원을 달성했다. 이미 지난해 순손실 규모를 뛰어넘었다. 

    이에 따라 효성화학도 2019년 50억원의 순손실을 시작으로, 매년 수백억에서 수천억원대의 순손실을 내고 있다. 순손실이 확대되면서 효성화학 결손금(마이너스 이익잉여금)도 불어나고 있다. 효성화학의 결손금은 1분기 3536억원, 2분기 4962억원, 3분기 5444억원으로 증가세다.

    재무구조도 급속하게 나빠져 2018년 350.2%였던 부채비율은 올해 상반기 8937.6%까지 치솟았다. 차입금은 2조6455억원, 순차입금비율은 6812.9%에 달했다. 신평사들은 일제히 효성화학의 신용등급 강등을 단행했다. 

    이에 회사는 신종자본증권과 유상증자, 기업어음(CP) 등 자금 조달로 부랴부랴 재무개선에 나섰다. 지난 10월 12일에는 최대주주 효성을 대상으로 50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고, 13일에는 100억원의 CP를 발행했다. 그보다 앞선 8월과 9월에는 총 1000억원의 영구채도 발행했다. 그 결과 3분기 말 부채비율은 3474.7%까지 개선됐으나, 여전히 위험한 수준이다. 금융당국은 통상 200%를 웃돌면 재무구조 안정성이 흔들린다고 보고 있다. 

    고금리 상황과 지주사의 낮은 재무여력 등을 감안할 때 효성화학의 경영정상화를 위해선 베트남 법인의 영업현금흐름 창출력이 회복이 관건이다. 일각에서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업황 회복에 따른 NF3 증설 효과 및 베트남 공장 가동 정상화 등으로 내년경에는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한다. 

    다만 2조5000억원에 달하는 순차입금 규모 등을 감안하면 실적 개선세가 가시화되더라도 재무 안정화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김호섭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전방수요 부진에 따른 주력 제품별 판가 약세, 글로벌 증설 부담 등이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수익성 회복은 완만한 추이로 다소 더디게 나타날 것”이라며 “업황 저하에 따른 이익창출력 회복 지연이나 현금흐름 변동성 확대 등을 감안하면 단기 재무구조 개선 폭은 제한적인 수준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