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후 매년 도시정비 신규수주액 '새역사'…올해 업계1위 예상걸설현장 사망사고 감소세…동반성장·친환경R&D 'ESG경영' 성과1년새 부채비율 11.4%p 악화…이자비용 175억→548억원 212% '쑥'
  • ▲ 인천 연수구 소재 포스코이앤씨. ⓒ뉴데일리 DB
    ▲ 인천 연수구 소재 포스코이앤씨. ⓒ뉴데일리 DB
    한성희 대표이사 사장이 5연임에 성공하면서 포스코이앤씨의 장수 CEO 반열에 올라설지 주목된다.

    도시정비사업에서의 실적과 ESG경영에서의 성과들로 연임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부진한 영업실적과 흔들리는 재무구조가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그룹 수장 교체까지 염두에 둬야 하는 구조인 만큼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성희 사장의 공식 임기는 2024년 3월20일까지다. 2020년 포스코건설 대표이사로 부임한 뒤 매년 재신임받으면서 지난해 4연임에 성공했다. 포스코그룹의 경우 최고경영자 및 임원의 임기가 1년에 불과해 해마다 재신임을 받아야 한다.

    한 사장이 한 번 더 연임에 성공한다면 5년 동안 회사를 이끈 정동화 전 포스코건설(현 포스코이앤씨) 부회장과 함께 장수 CEO 반열에 오르게 된다.

    포스코이앤씨의 역대 대표이사 재임기간을 살펴보면 2년 넘게 근무한 사례가 드물었다. 정동화 전 부회장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 동안 대표이사를 맡았고 뒤를 이은 유광재, 황태현, 한찬건, 이영훈 전 대표들은 각각 2년씩 대표이사직을 수행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PF 부실 위험이 2024년 본격 도래할 것이란 예상이 존재한다. 여기에 포스코이앤씨가 적극적으로 수주한 도시정비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한 사장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말도 나온다.

    앞서 포스코그룹은 2019년 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한 사장을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로 선임하며 "재무와 전략, 투자는 물론 해외경험도 풍부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한 사장은 취임 이후 포스코이앤씨의 도시정비 신규수주 기록을 갈아치웠다. 2020년 도시정비사업에서 2조7456억원을 수주한 뒤 2021년 도시정비 신규수주 4조213억원을 달성했고 2022년 4조5892억원을 거뒀다.

    올 들어 현재까지 누적 4조3150억원의 누적수주를 거둬 올해 도시정비 신규수주 1위가 유력하다. 같은 기간 현대건설(1조8828억원)과 GS건설(1조4488억원) 실적과 비교하면 두 배가 넘는다. 부동산 침체로 경쟁사들이 보수적 접근을 하는 시기를 틈타 공격적인 수주에 나서고 있다.

    연내 추가로 2700억원 규모의 경기 안산중앙주공6단지(1013가구) 재건축사업과 산본1동 2지구(963가구) 재개발사업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산본1동 2지구의 공사비도 2800억원 규모 이상이 될 것이란 관측을 고려하면 지난해 실적을 경신할 공산이 크다.

    한 사장이 2022년 초 '1기 신도시(경기 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수주 추진반'을 신설하고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같은 해 7월 선보이며 도시정비사업에 정성을 쏟은 결과로 풀이된다.

    여기에 8일 입찰이 마감되는 부산 촉진2-1구역 재개발사업에 도전하거나 일정이 멈춰선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사업의 일정이 다시 시작돼 연내 시공사로 선정된다면 6조원대 도시정비 신규수주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요성이 주목받고 있는 ESG경영에서도 합격점을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먼저 현장 안전관리 쪽에서 양호한 재해예방 성과를 유지하고 있다. 한 사장이 취임하기 전 포스코이앤씨는 2017년부터 2019년 사이 모두 19명의 노동자가 사고로 사망해 모든 건설사 가운데 사망자 수가 가장 많았다. 하지만 한 사장이 취임한 뒤 2020년 2명, 2021년 1건, 2022년 0건으로 꾸준히 감소 추세를 보였다.

    8월 인천 송도 주상복합 신축공사 현장에서 외국인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나면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중대재해가 발생하지 않은 유일한 건설사에서는 내려왔으나, 여전히 현장 안전관리 수준이 높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하도급업체들과의 '상생문화'가 수치로 입증되는 사례도 있었다. 올 초 개정된 하도급법에 따라 상반기 처음 공개한 하도급대금 결제조건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1조3000억원 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지급했다. 대형건설사 가운데 1조원 이상 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지급한 곳은 포스코이앤씨가 유일했다.

    친환경 기술경쟁력 확보와 신기술 개발에도 두각을 나타냈다. 최근 포스코 특수강건재를 활용한 리모델링 수직증축 개발에 성공했고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을 위해 필수적인 특수선박 확보에서 나서며 친환경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 ▲ 인천 미추홀구 '더샵 아르테' 시공 현장. 230621 ⓒ포스코이앤씨
    ▲ 인천 미추홀구 '더샵 아르테' 시공 현장. 230621 ⓒ포스코이앤씨
    다만 저하된 수익성이 연임 여부에 발목을 잡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분기보고서 분석 결과 포스코이앤씨는 3분기에 연결 기준 매출 2조4380억원, 영업이익 564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의 경우 전분기 2조5907억원에 비해 5.89% 줄어들었지만, 전년동기 2조2620억원에 비해서는 7.78% 증가하면서 9개 분기 연속 전년동기 성장세를 지속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 562억원에 비해 0.39% 늘어났으며 전년동기 218억원에 비해서는 31.3% 상승하면서 앞서 4분기 동안 이어진 전년대비 감익기조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2868억원에 비해 41.5% 감소한 1677억원에 그쳤다. 전년동기 -19.6%에 이어 또다시 줄어든 것이다. 영업이익률도 2021년 6.24% 2022년 4.17% 2023년 2.26% 순으로 악화했다.

    착공물량 확대에 따른 매출 증대에도 철근·시멘트 등 건자재가격 강세와 인건비 부담에 따른 공사원가 상승으로 수익성이 저하된 것으로 풀이된다.

    3분기 매출원가는 6조9668억원으로, 2년 연속 늘어나면서 최근 10년새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원가율도 2021년 89.1%, 2022년 91.6% 2023년 94.2% 순으로 높아졌다.

    홍석준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분양을 시작한 일부 현장들의 분양실적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가운데 향후 신규 공급하는 사업장들의 분양성과에 따라 사업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익창출력의 경우 주력인 주택사업의 원가율 상승을 고려할 때 예년 수준의 이익창출 규모를 회복하기까지는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문제는 올 들어 주택사업 기성인식과 대형 플랜트 현장의 공정 후반부 진입으로 매출채권 및 미청구공사 부담이 확대되면서 연결 기준 차입 규모가 1조2201억원 수준으로 증가했다는 점이다.

    수익성이 저하되면서 자본총액이 소폭 감소(-0.27%)한 가운데 차입금이 전년 1조130억원에서 20.4% 늘어나면서 차입금의존도는 33.3% 수준으로 올라왔다.

    차입금이 증가하면서 부채비율도 124%에서 135%로 1년새 11.4%p 악화했고 이자비용도 175억원에서 548억원으로 212% 뛰었다.

    홍석준 실장은 "비우호적인 대외여건이 장기화할 경우 사업장별 진행상황과 공사대금 회수, PF 우발채무 현실화 여부 등에 따라 현금흐름 및 재무구조가 가변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다"며 "미청구공사를 비롯해 최근 외형 확대 과정에서 늘어난 영업자산이 단기적으로 재무구조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