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신임 CEO 정철동 선임3분기 누적 적자 2조6천억… 부진 이어지며 수장 교체저수익 사업 정리 등 '선택과 집중' 통한 사업재편 성공LG이노텍, 70년대생 젊은 CEO 필두 '미래준비' 속도
  • ▲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신임 CEO. ⓒLG
    ▲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신임 CEO. ⓒLG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이 2년가량 지속된 실적 부진을 만회하지 못하고 물러난다. 후임으로 LG이노텍을 이끌던 정철동 사장이 낙점되면서 '체질개선'에 성공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정철동 사장이 떠난 LG이노텍은 1970년생의 젊은 CEO가 대체하며 미래준비에 나설 전망이다.

    23일 LG디스플레이는 정기 이사회를 통해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을 신임 CEO로 선임했다.

    2019년 9월부터 LG디스플레이를 이끈 정호영 사장은 물러나게 됐다. 정호영 사장은 OLED와 수주형 사업 확대 중심의 사업구조 고도화를 지속 추진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지속된 실적 부진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정호영 사장은 글로벌 경기침체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을 극복할 적임자로 평가받으며 지난해 유임됐지만, 올 들어 3분기까지 2조6000억원의 적자를 내는 등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LG이노텍의 체질 개선을 성공적으로 이뤘다는 평가를 받은 정철동 사장을 후임으로 선택했다.

    정 사장은 지난 40여년 간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이노텍 등 LG의 부품·소재 부문 계열사를 두루 거쳤으며, B2B 사업과 IT분야에서 탁월한 전문성과 경영 능력을 갖춘 최고경영자로 평가 받고 있다.

    2018년 말 인사를 통해 LG이노텍 CEO를 맡으며 체질개선 및 성장을 이끌었다.

    실제 LG이노텍의 실적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꾸준히 성장했다. 2019년 8조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20조원에 육박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000억원대에서 1조원을 돌파했다.

    호실적 배경에는 정 사장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빛을 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력사업 및 신시장 개척에 주력하는 한편, 수익성이 저조한 사업은 과감히 재편하면서 지난해 체질개선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대표적인 사업이 LED다. 정 사장은 취임 1년차에 적자를 이어갔던 LED 사업장 생산직과 기술직 등 현장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으며 정리수순을 밟았다. 현재 LED 사업은 차량용 조명 모듈만 진행하고 있다.

    스마트폰용 기판(HDI) 사업도 과감히 철수했다. HDI는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과 회로를 모아놓은 메인 기판으로, LG이노텍은 2000년대 초반 이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중국 및 대만 업체의 저가 공세와 주요 스마트폰 업체의 판매량 감소로 하락세에 빠졌다.

    반면 주력 사업인 카메라모듈을 지속 확장하는 동시에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등 신사업 투자에 적극 나섰다.

    LG디스플레이는 신임 CEO 선임과 관련해 "사업환경 변화에 대응해 OLED 중심의 핵심 사업을 강화하고, 차별화 기술, 원가 및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고객가치 창출을 가속화하며 질적 성장을 추진해 나가기 위한 인사"라고 설명했다.

    정철동 사장이 빠지면서 LG이노텍 CEO는 1970년생의 젊은 리더가 맡는다.

    LG이노텍은 같은날 이사회를 통해 최고전략책임자(CSO)인 문혁수 부사장을 신임 CEO로 선임했다.

    문 부사장은 2009년부터 LG이노텍의 광학솔루션 개발실장, 연구소장 등을 역임하며 세계 최초 기술을 적용한 카메라 모듈을 지속 개발해, 광학솔루션 사업을 글로벌 1위로 키우는데 핵심적 역할을 했다.

    2020년부터는 광학솔루션사업부장을 맡아 기술 전문성과 탁월한 리더십으로 기술적 경쟁우위를 앞세워 세계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 시장을 선도하며, 글로벌 1위 입지를 공고히 했다. 또한 인공지능(AI), 딥러닝 등 DX기술을 생산 공정에 적극 도입, 제조 경쟁력을 한층 높여왔다.

    LG이노텍 측은 "문 부사장은 개발과 사업, 전략을 두루 거치며 사업가로 육성돼 왔으며, 지속성장을 위한 혁신과 미래준비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준비된 CEO"라고 설명했다.

    LG이노텍은 주력 사업인 카메라모듈 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실적을 거두고 있는 가운데 FC-BGA 등 신사업 투자도 진행하며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문 부사장은 올해 CSO를 맡으며 지속성장을 위한 신사업 발굴 및 사업포트폴리오 재편을 주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