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장관 행보에 디티앤씨·디티앤씨알오 등 급등학연·지연 기댄 인맥주부터 발언 따라 정책 테마주까지 들썩정치인 신상 따라 급등락…'묻지마' 식 테마주 투자 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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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4월 총선을 5개월여 앞두고 정치테마주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유력 주자와의 학연·지연에 따른 인맥주는 물론 이들 발언에 기댄 정책 테마주까지 들썩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치 테마주는 기업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급등락하고, 실체가 불분명한 '옷깃만 스쳐도 인연'식 인맥주가 많다는 점에서 투자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지난 23일까지 6거래일 동안 디티앤씨알오(117.2%), 디티앤씨(73.8%), 핑거(27.3%), 태평양물산(54.8%) 등은 주가가 급등했다. 

    이들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학연 등을 이유로 테마주로 묶인 인맥주다. 특히 디티앤씨와 디티앤씨알오는 대표적인 한동훈 장관 테마주로 꼽힌다. 이성규 디티앤씨알오 사외이사가 한동훈 장관과 같은 1973년생으로 서울대 법과대학, 컬럼비아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하면서 한 장관과 동문이라는 사실이 부각됐다. 

    핑거 역시 김철수 사외의사가 서울대 법과대학을 졸업했고, 한 장관의 배우자가 있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근무했다는 이유에서 한 장관의 테마주로 묶인다. 태평양물산은 임석원 대표이사가 한 장관과 같은 신동초등학교와 서울 현대고등학교를 나왔다는 점이 부각됐다. 

    한 장관의 발언과 관련한 정책 테마주까지 형성되고 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34% 가까이 하락했던 권리조사 전문업체 리파인은 최근 한 달간 23% 넘게 반등했다. 이는 한 장관의 발언 영향이다.

    한 장관은 지난 1일 전세사기 발본색원 및 충실한 피해회복 지속 추진을 위한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전세사기 근절과 피해자 피해 회복 등을 위해 정부의 모든 역량을 결집해 엄정한 단속을 기한 없이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문등록·인증 기기업체 엑스페릭스도 이달에만 54% 상승했다. 한 장관의 이민정책 포용적 추진 언급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한 장관은 지난 21일 대전 한국어능력평가센터(CBT) 개소식에 참석해 "(이민청 설립) 법안을 적절한 시기에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국인 과학기술 연구자와의 간담회에서도 "해외 우수 인재 유치뿐 아니라 숙련기능인력 확대 등 균형 잡힌 출입국·이민정책을 위해 이민청 신설 등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정치테마주는 유력 정치인의 신상, 정치 흐름을 반영돼 급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지난 9월엔 조 국 전 장관이 총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관련 테마주가 함께 들썩였다.

    조 전 장관이 지난 9월 22일 총선 출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25일 화천기계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화천기계는 전임 감사가 조 전 장관과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로스쿨 동문이라는 이유로 조국 테마주로 분류됐다. 화천기계는 지난 6월 "UC버클리 동문인 건 사실이나 그 이상의 친분은 없다"고 공시했지만 주가는 반응했다.

    이외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테마주도 들끓고 있다. 동신건설, 에이텍 등의 주가는 대선 이후 내리막을 걷다 정치 이슈에 따라 오름세와 내림세를 반복하는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이 대표와 중앙대 동문으로 알려진 조재형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코이즈와 이 대표가 시장직을 수행한 성남에 본사를 둔 에이텍은 최근 3거래일간 6% 상승했다. 

    지난 9월 22일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에 동신건설(-21.32%), 에이텍(-14.99%)은 크게 하락했지만 법원이 이 전 대표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는 소식에 닷새 뒤 해당 주가는 각각 25.43%, 29.93%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정치 테마주 주가가 실적 등 기업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급등락하고 선거일을 기점으로 크게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인맥이 사실은 같은 성씨라는 이유만으로 연관되는 등 연결고리가 불분명하거나 실제 사업과 연관성을 찾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과거 제16~19대 대통령 선거 시점 정치 테마주 현상을 분석한 결과, 선거 기간 이례적 가격 급등이 있었던 정치 테마주의 평균 누적비정상수익률(CAR)은 선거 직전과 직후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내는 등 결과적으로 성과가 저조했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치 테마주로 분류된 주식들은 선거 기간 동안 정상 수익률에 비해 이례적으로 수익률이 급등하는 경우가 빈번히 관측되고 있으며 선거 전후로는 급락했다"며 "정치 테마주에 투자하려는 투자자들의 지속적인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