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단 인사, 변화보단 '유지'… 경 사장 SAIT 원장 겸임R&D 조직에 '칼 끝'… 미래 반도체 기술 '초격차 위기감' 반영부사장 이하 임원인사 확대 가능성… 시장변화 대응 위한 '수시 인사' 정례화도
  • ▲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DS부문장 사장 ⓒ삼성전자
    ▲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DS부문장 사장 ⓒ삼성전자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이 경계현 사장을 부문장으로 유지하는 동시에 미래기술 초격차를 확보하는데 힘을 싣기 위해 종합기술원(SAIT)과 반도체연구소엔 대폭 변화를 가했다. 

    삼성전자는 27일 2024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통해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 겸 DS부문장을 유임했다. 한종희 부회장도 삼성전자 대표이사 역할과 함께 DX부문장과 생활가전사업부장을 겸임하며 유임됐다.

    경 사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SAIT 원장 역할도 겸임하게 됐다. 옛 종합기술원인 SAIT는 삼성그룹 연구·개발(R&D) 허브로 첨단 기술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며 삼성 반도체의 초격차 기술 개발을 맡는 핵심이다.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 다운턴으로 실적 악화가 이어지면서 이번 삼성 DS부문 인사에선 변화 폭이 클 것이란 예상이 주를 이뤘다. DS부문장을 맡던 경 사장이 교체될 것이란 가능성까지 제기됐을 정도다. 경 사장 이하 핵심 임원진들도 대거 바뀔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지만 우선 사장단 차원에선 '유지'에 힘을 실은 모습이다.

    메모리 사업부장을 맡고 있는 이정배 사장과 파운드리 사업을 맡고 있는 최시영 사장도 경 사장과 함께 자리를 지켰다. 결국 미래기술 개발을 맡고 있는 연구 조직을 제외하곤 사장단 대부분이 자리를 지킨 셈이다.

    사장단 인사폭이 크지 않았던만큼 사장단 이하 임원급에서 큰 폭의 변화는 이어질 수 있다는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이어지는 부사장 이하 급 정기 임원인사와 조직개편도 조만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인데 늦어도 12월 초 내에는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에서 삼성전자 DS부문은 미래 반도체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다시 한번 힘을 싣고 재차 강조에 나섰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인공지능(AI) 시장의 급격한 성장으로 새로운 반도체 수요도 급증하고 있는데 여기에 고대역폭메모리(HBM) 같은 고부가 신제품 선행 기술에 삼성이 경쟁사 대비 뒤쳐지면서 내부적으로도 심각성이 높아졌다고 전해진다.

    이런 배경에서 특히 선행 기술 개발과 신제품 개발 관련 조직에서 후속 인사가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SAIT와 함께 반도체 연구소가 대표적인 개혁 대상으로 꼽힌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이달 초 정기 인사에 앞서 반도체 연구소 조직개편과 인사에 나서기도 했다.

    이번 정기인사와 상관 없이 앞으로도 보다 능동적이고 유연하게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DS부문에선 '수시 인사'가 보편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기인사에선 사장단과 고위 임원 인사가 주를 이루는 반면 수시인사를 통해선 시장 상황에 맞는 조직 개편과 그에 적절한 인사 조치를 시행하고 빠르게 변하는 반도체 시장과 글로벌 반도체 패권 정세에 맞춰 선제적으로 위기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