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하나·국민카드, 44개 단종"인기 카드 집중" vs "혜택 감소 우려"로열티 높은 프리미엄 카드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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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카드사가 300종에 달하는 상품을 단종시키면서 라인업 재정비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이달 들어 38종의 신용카드에 대한 신규 및 추가 발급 중단 소식을 알렸다.KB국민카드도 이번 달 6종의 상품에 대한 단종을 결정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소비 변화에 발맞춰 고객이 찾지 않는 상품을 정리하고 인기 있는 카드에 집중하는 등 상품 효율화하는 과정이다"고 설명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국내 8개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하나‧롯데‧우리‧BC카드)가 단종시킨 카드는 ▲신용카드 247개 ▲체크카드 37개 총 282개로 최근 3년 중 가장 많은 수준이다. 

    또 같은 기간 처음으로 신규 출시 상품 수보다 단종하는 상품 수가 더 많아졌다. 2023년 약 280개의 카드가 단종될 때 카드사가 새롭게 내놓은 상품은 120개 불과했다. 지난 2021년과 2022년 각각 신규 및 단종 상품 수는 ▲2021년 271종·209종 ▲2022년 192종·116종 등으로 새롭게 선보이는 상품이 더 많았다.

    이처럼 단종되는 카드가 신규 상품보다 2배 이상 많아지면서 소비자 혜택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실제 올해 단종된 카드 중 신한카드 딥에코·더 레이디 클래식 등 이른바 '알짜카드'로 불리는 상품도 포함돼 있다. 

    올해 3분기 8개 전업카드사의 합산 당기순이익은 7369억원으로 전년 동기(8626억원) 대비 15% 감소했다. 여신전문금융채권 금리가 여전히 4%대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가계부채 확대, 경기 부진 등으로 연체율이 상승해 대손비용이 증가하면서 실적이 줄어든 것이다.

    반면 프리미엄 카드 라인업 강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우리카드는 지난달 30일 최상위층 대상 최고등급 신용카드 '투체어스'를 출시했다. 고액 자산가를 위한 맞춤형 카드로 연회비는 250만원에 달한다. 같은 달 16일에는 글로벌 호텔체인 그룹 아코르와 제휴해 '올 우리카드 인피니트'와 '올 우리카드 프리미엄'을 선보이기도 했다. 

    삼성카드도 올해 3월 비자·마스터카드와의 협업으로 'THE iD.(디아이디)' 카드를 출시했고, KB국민카드는 6월 프리미엄 라인업 '헤리티지 익스클루시브', '헤리티지 리저브' 카드를 내놨다.

    프리미엄 카드에 집중한 결과는 바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누적 연회비 수익은 64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대비 34% 증가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연회비가 높은 카드를 이용하는 고객이 카드 사용 금액도 많고 로열티가 높은 경향이 있다"면서  "프리미엄 카드는 충성도 높은 우량 고객을 확보할 수 있어 집중할 수밖에 없는 시장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