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3Q 점유율 소폭 감소 불구 확고한 '1위'… 점유율 31.4%솔리다임 인수 효과 기반 낸드시장 2위 안착 SK하이닉스낸드사업만 하는 키옥시아·WD 몰락… 내년 '더 큰 격차' 벌어질 듯
  • ▲ 삼성전자 8세대 V낸드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 삼성전자 8세대 V낸드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낸드플래시 메모리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장악력이 커지고 있다. 낸드사업만 하고 있는 일본 키옥시아와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 끝없는 추락을 이어가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6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기준 삼성전자는 29억 달러(약 3조 8000억 원) 매출을 기록하며 낸드시장 1위에 올랐다. 다만 전 분기 대비 제자리 걸음 수준의 매출이었다. 시장점유율은 31.4%로 지난 2분기 32.3% 대비 소폭 감소했다.

    3분기 들어 낸드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솔리다임 인수 효과로 매출 기준 확고한 2위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3분기 SK하이닉스 낸드사업과 솔리다임 매출 합은 18억 6400억 달러(약 2조 4500억 원)로 전분기 대비 12% 가까이 성장했다.

    덕분에 SK하이닉스의 낸드시장 점유율은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지난 2분기 18.6% 수준이었던 매출 점유율은 3분기 20.2%를 기록했다. 1위 삼성과는 여전히 격차가 큰 수준이지만 역대급 수준으로 격차가 줄었고 삼성은 점유율이 줄고 SK하이닉스는 느는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낸드시장 2위로 오랜기간 군림했던 일본 키옥시아는 이번에 SK하이닉스는 물론이고 WD에도 자리를 내주고 4위로 물러났다. 키옥시아는 지난 3분기 13억 3600만달러(약 1조 7500만 원) 매출을 내는데 그쳤다. 전 분기 대비 8.6%나 매출이 줄어든 상황이다.

    점유율은 지난 2분기 16.3%에서 14.5%로 거의 2%포인트(p) 가까이 줄었다. 미국 스마트폰 브랜드들의 주문 지연으로 출하 비트가 10~15% 감소해 매출이 줄어들 수 밖에 없었지만 웨이퍼 계약 가격 반등과 노트북 고객사들의 초기 전략적 비축에 힘 입어 이익률은 소폭 증가한 것으로 트렌드포스는 분석했다.

    키옥시아와 합병을 추진했다가 SK하이닉스 등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친 WD는 매출과 점유율이 모두 커져 3위에 안착했다. 15억 5600만 달러(약 2조 원) 매출을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13% 성장해 경쟁사 대비 독보적이었다. 점유율도 15.3%에서 16.9%로 급상승했다.

    마이크론도 매출이 감소하며 5위에 간신히 이름을 올렸다. 마이크론은 지난 3분기 매출 11억 5000만 달러(약 1조 5000만 원)를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5% 넘는 역성장에 그쳤고 점유율도 12.5%로 1%p 줄었다.

    올 하반기 들어 낸드시장 불황이 심각한 수준으로 이어지면서 낸드사업에만 집중하고 있는 기업들이 최대 위기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대적으로 D램 시장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D램과 낸드를 모두 다루는 삼성, SK하이닉스가 불황에 버틸 여력이 더 커졌고 가격이 제자리를 찾을 때까지 적자를 감내하는 동시에 투자도 지속할 수 있다는 점이 생존을 결정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생존 문제를 두고 합병까지 추진했던 키옥시아와 WD는 더이상 설 자리를 잃었다는게 낸드업계 공통의 시각이다. 특히 키옥시아는 WD와의 생산 구조에 있어서 불리하게 엮여있는 상황이라 낸드 가격 하락과 재고 확대, 감산 등의 문제에 더이상 버텨낼 여력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에 실적까지 직격탄을 맞으면서 내년에 낸드시장이 빠르게 살아나지 않으면 시장에서 사업 포기를 선언하거나 매각되는 등의 재편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 전문가들은 예상보다 낸드 가격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어 앞서 내린 내년 전망보단 나아질 것이라는 의견을 속속 제시하고 있지만 내년 상반기까지는 분위기가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란 비관론도 공존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