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치 철수시점 맞춰 대체제 '치지직' 선봬올 중순부터 준비해와… 업계 "선견지명" 평가네이버웹툰 내년 美 IPO… 마블 흥행 시들 '콘텐츠 공백기' 황금 타이밍
  • ▲ 최수연 네이버 대표ⓒ네이버
    ▲ 최수연 네이버 대표ⓒ네이버
    네이버가 경쟁사들의 철수 시점에 신규 사업에 진출하거나 IPO에 나서고 있다. 이에 최수연 네이버 대표의 ‘타이밍’ 경영에 눈길이 쏠린다.

    11일 네이버에 따르면 회사는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을 이달 선보이고 내년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네이버의 ‘치지직’ 출시 배경엔 경쟁사의 시장 철수가 있다. 아마존닷컴의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는 지난 4일 망 사용료 부담으로 한국 시장에서 철수를 선언했다. ‘트위치’가 발을 빼는 시점에 맞춰 네이버가 ‘치지직’이라는 대체제를 들고나온 것.

    ‘치지직’ 출시 시점과 트위치 철수 시점이 일치하자 업계에선 네이버의 정보력이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최소 올해 중순부터 ‘치지직’을 준비해 왔다”고 설명했다. 

    트위치는 ‘치지직’으로 스트리머들을 이관하는 방안을 네이버와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기관 월드포퓰레이션리뷰에 따르면, 국내 트위치 이용자 수는 현재 약 670만명(전 세계 이용자의 2.61%)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 대표의 ‘손 안 대고 코 풀기’ 전략으로 네이버가 취하게 될 이익은 1조원으로 평가된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가) 국내 트위치의 스트리머를 영입하고 유저 트래픽을 성공적으로 확보한다면 ‘치지직’의 사업 가치는 1조원을 넘어선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한편 네이버웹툰의 미국 IPO 시점도 ‘황금 타이밍’으로 꼽힌다. 네이버웹툰은 내년 미국 상장을 준비 중인데, 때마침 마블 및 디즈니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콘텐츠 공백기’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8년 아이언맨 개봉을 시작으로 10년 넘게 이어진 마블 콘텐츠에 대한 피로도와 최근 ‘인어공주’ 등 실사화 영화의 흥행 실패로 디즈니의 주가는 지난 9월 ‘9년’ 최저점을 찍은 바 있다. 디즈니는 마블의 모회사다.

    윤예지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어벤져스 이후로 마블의 박스 오피스 수익은 낮아짐에 따라 스토리 산업에서의 독점적인 지위도 약해지고 있다”며 “이를 채워줄 IP를 찾는 시도가 다각도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그러한 맥락에서 한국의 스토리 IP는 넷플릭스를 통해서 글로벌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 만큼 미국에서의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OTT를 통한 웹툰 기반의 드라마 제작은 원작 웹툰의 과금으로 이어진다. 네이버웹툰은 올해 ‘사냥개들’, ‘마스크걸’, ‘이두나’ 등을 드라마로 내놨고 원작 웹툰의 조회수 및 과금액은 수십 배에서 수백 배로 상승했다. 

    네이버의 글로벌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의 ‘키싱부스’, ‘하트스토퍼’ 등의 IP가 미국과 영국에서 넷플릭스로 오리지널로 제작된 바 있으며, 향후 구독자 수가 300만 명 이상인 ‘언오디나리’, ‘로어 올림푸스’ 등의 작품들의 영상화가 기대된다고 윤 연구원은 설명했다.